새해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이 사상 두 번째로 1000억달러(108조5000억원)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만에 돌아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덕이다. 반도체 설비투자도 중국과 대만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됐다.
시스템반도체 수출은 303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 철강·석유제품을 넘어 수출 5위 품목으로 도약했다. 파운드리 위탁수요 확대, 5G 통신용 칩·이미지센서 등의 제품 수요가 늘어난 덕분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가트너,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2020년 대비 평균 8.7% 증가하고, 이 중 메모리 시장은 15.5% 늘어날 전망이다.
무역협회, 산업은행 등 국내 기관들이 내놓은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 전망은 2020년보다 10.2% 증가한 1075억∼1110억달러다. 2018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1000억달러 돌파가 유력하다.
메모리는 가격 상승이 예상되는 D램 중심으로 수출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0년보다 12% 증가한 703억~729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시스템반도체는 5G 통신칩, 이미지센서 등 수요 증가 및 파운드리 대형고객 확보로 전년 대비 7.0% 증가한 318억~330억달러의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호황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반영되면서 2019년 12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5100억달러로 불어났다. 대만 TSMC를 제치고 5개월 만에 글로벌 반도체 시가총액 1위에 올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올해도 반도체가 수출·투자 등 우리 경제의 활력 회복과 수출을 견인하고, 한국형 뉴딜과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를 이끌 것이다"라며 "메모리 초격차 유지, 시스템반도체의 자생적 생태계 조성을 통해 종합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