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기억 유지자는 별아교세포

김평화 기자
입력 2021.01.05 17:07
국내 연구진이 지금까지 학계에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방식으로 성인의 뇌 기억 유지 방식을 밝혀내 주목 받는다. 그 주인공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을 받는 정원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과 교수(사진) 연구팀과 박형주 한국뇌연구원 박사팀이다.

삼성전자는 5일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으로 지원한 정 교수 연구팀의 성과에 대해 소개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과학기술 연구 분야 육성·지원을 목표로 삼성전자가 1조5000억원을 출연해 2013년부터 시행하는 연구 지원 사업이다. 현재까지 총 634개 과제에 8125억원의 연구비가 지원됐다.

정 교수 연구팀과 박 박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성인이 뇌에서 기억을 유지하는 방식을 규명했다. 뇌에서 기억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기존 시냅스가 사라지고 새 시냅스가 형성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떤 세포가 역할을 하는 지 밝혔다. 시냅스는 신경세포인 뉴런과 뉴런 사이를 연결해 뇌 안에서 정보를 학습하고 기억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팀은 뉴런을 둘러싸는 신경교세포 중 별아교세포가 기억 형성 과정에서 시냅스를 활발하게 제거한다고 것을 확인했다. 학계에는 미세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주된 세포로 알려져 있었는데, 연구팀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신경교세포는 뇌에서 뉴런을 도와 뇌 향상성 유지를 돕는 세포로 ▲별아교세포 ▲미세아교세포 ▲희소돌기아교세포로 구성된다. 별아교세포는 시냅스와 모세혈관에 접촉해 혈관에서 시냅스로 대사 물질을 운반,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미세아교세포는 뇌에서 면역을 담당해 죽은 세포를 제거하거나 염증 반응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미세아교세포를 그대로 둔 채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지 못하도록 기능을 억제했을 때 뇌에서 비정상적인 시냅스가 급증한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연구팀은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한 결과 별아교세포의 시냅스 제거 작용을 억제한 생쥐에는 불필요한 시냅스가 제거되지 않고 새로운 시냅스 형성에도 문제가 발생함을 검증했다.

정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별아교세포가 시냅스를 제거하는 현상을 조절할 수 있다면 자폐증, 조현병, 치매 등 뇌 신경질환 치료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2020년 12월 최상위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에 게재됐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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