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IT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국내외 투자자가 인도 스타트업에 투자를 확대한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이 앞장 선 가운데 국내 자본도 대거 움직이고 있다.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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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외신에 따르면 인도 소셜 네트워크 스타트업 셰어챗이 구글과 스냅 등으로부터 시리즈E 투자를 유치할 전망이다. 구글은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투자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투자가 이뤄지면 셰어챗은 유니콘 반열에 오르게 된다.

구글은 또한 지난해 인도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해 약 1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향후 5~7년 간 지분 투자, 파트너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풀 예정이다. 이외에도 페이스북, 트위터 등이 인도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미국 IT 기업이 인도 스타트업에 잇따라 투자하는 배경으로 미중 갈등 격화를 꼽는다. 중국 대신 인도를 투자처로 택했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 중국 기업 견제라는 해석도 있다. 인도 내 반중 정서가 고조된 가운데 인도 유망 스타트업의 기술력 선점에 나섰다는 것이다.

실제 인도는 미국과 중국에 이은 스타트업 강국이다. 두 국가와 격차는 있지만 성장세는 이들 국가에 못지않게 빠르다. 지난해에만 11개 유니콘 기업이 탄생했다. 인도 유니콘 기업은 2018년 8곳, 2019년 9곳으로 매년 증가세를 보인다. 또 인도 시장은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 정부도 디지털 전환 정책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면서 투자자를 유혹한다.

임태형 코트라 인도 암다바드무역관은 보고서를 통해 "인도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시장잠재력은 구글, 페이스북, 소프트뱅크 등 글로벌 IT 기업이 적극적으로 인도 시장에 진출하도록 하는 밑바탕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국내 투자자를 유혹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실제 지난해는 우리나라 투자 기관은 인도 스타트업에 굵직한 투자를 감행했다. 삼성벤처투자는 배달업체 스위기, 비디오 콘텐츠 플랫폼 플릭스트리 등에 투자했다. 네이버와 미래에셋도 합작 펀드를 통해 배달업체 조마토에 투자했다.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은 인도 진출 핀테크 기업 밸런스히어로에 개인 투자를 단행했다.

여기에 국내 투자사인 네오플럭스가 인도 시장에서 약 86억원의 자금을 회수하면서 성공사례를 만들자 업계 관심은 더욱 커졌다. 이 회사는 2017년 모바일 커머스 기업 딜라이트풀 고메에 16억800만원을 투자했다. 이후 3년 5개월만에 69억원의 이익을 낸 것이다. 업계는 인도 시장에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네오플렉스 사례는 투자를 촉진하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한다.

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하기도 했지만 투자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대규모 자금이 몰리고 있는 데다 국내 투자자가 인도 시장에서 자금 회수한 사례가 나오면서 기대감이 커졌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