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위축된 가운데, 식품업계 전반에서 프리미엄 상품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취향과 가치를 존중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제대로된 한끼를 찾는 수요가 늘었다는 것이다.

레스토랑 간편식. / CJ푸드빌
레스토랑 간편식. / CJ푸드빌
7일, CJ푸드빌은 자사 레스토랑 간편식(RMR·Restaurant Meal Replacement) 2020년 사업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넘게 성장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빕스와 계절밥상 등 매출 베스트셀링 메뉴를 RMR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 중이다. 현재 총 30종이 CJ더마켓, SSG닷컴 등지서 판매되고 있다.

CJ푸드빌 한 관계자는 "유명 레스토랑 인기 메뉴를 집과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RMR상품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매장 고객 유입율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RMR사업은 매출 확보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호텔에서도 RMR 판매가 호조세를 보인다.

롯데호텔 한 관계자는 "호텔 풀코스 메뉴를 포장판매하는 RMR 상품은 2020년 12월 호텔 전체 매출의 30%를 차지할만큼 좋은 반응을 얻었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호텔요리를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한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전했다.

MZ세대의 제대로된 한끼 찾기 수요는 편의점에서도 확인된다.

이마트24 매출 분석자료에 따르면 2020년 프레시푸드 중 프리미엄 상품 매출은 전년 대비 도시락 52%, 샌드위치 167%, 햄버거 151% 등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일반 도시락, 샌드위치, 햄버거, 김밥 등이 평균 10% 내외의 신장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높은 수치라는 것이 이마트24측 설명이다.

이상진 이마트24 FF팀장은 "코로나19로 외부활동이 위축됨에 따라 가까운 편의점에서 제대로 된 한 끼로 소확행을 누리는 소비자가 증가세다. 프레시푸드는 편의점을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 만큼 올해 상품의 격을 높이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에서 밥을 먹는 ‘집밥족’과 ‘홈쿡족’이 늘며, 핑크솔트·트러플·올리브오일 등 조미료에서도 프리미엄 상품 수요가 증가세를 보인다. 다양하고 새로운 맛을 추구하는 MZ세대가 프리미엄 조미료 수요를 끌어올린다는 분석이다.

롯데마트 12월 매출 분석 자료를 살펴보면 트러플 소스 등을 포함한 ‘수입소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0.7%, 핑크솔트 등을 포함한 ‘가공소금’ 매출이 43.7%, 코코넛 오일과 트러플 올리브오일 등을 포함 ‘수입식용유지’ 매출이 9.9% 신장했다.

프리미엄 식품 수요 상승은 가정간편식(HMR) 시장에도 고급화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12월, 고급 건강HMR 브랜드 ‘더비비고'를 론칭했다. ‘집밥’ 수준의 맛 품질은 기본이고 ‘건강’과 ‘영양’까지 책임지는 신개념 한식 HMR을 앞세워 ‘차세대 HMR’ 시장 개척에 나서겠다는 것이 회사측 입장이다.

HMR시장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국내 HMR 시장 규모가 4조원 육박한 것으로 추산했고, 2022년에는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했다.

HMR 제조사 테이스티나인은 4일, 간편식 시장 세분화와 고급화 바람에 따라 프리미엄 HMR에 70억원 규모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신규 투자금은 R&D 센터 확장, 개발 시스템 확충 등에 전략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테이스티나인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정간편식 시장에서 타 기업과의 차별성을 강화하고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