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으로 평가받은 ‘엘리온’이 부진한 모습이다. 엘리온은 오랫만에 등장한 PC용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라는 점에서 큰 기대를 모았지만 출시 1개월이 되는 현재까지 게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관련업계는 게임 이용권을 구매해야 플레이를 할 수 있는 바이 투 플레이(Buy To Play) 방식이 진입장벽을 높였다고 분석한다. 특히 유료 게임치고는 잦은 점검과 버그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는다.

엘리온 이미지 / 카카오게임즈
엘리온 이미지 / 카카오게임즈
엘리온, PC방 점유율 로스트아크 절반 수준…18위에 그쳐

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엘리온은 출시 이후 게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잠잠하다는 평가다. 실제 PC방 통계 분석 업체 게임트릭스 보고서를 보면 엘리온은 출시 첫 달인 지난해 12월 PC방 점유율은 0.55%로 18위에 불과하다. 최대 경쟁작인 로스트아크가 출시 당시인 2018년 11월 점유율 9.95%를 기록하며 3위에 올라섰다는 점과 비교하면 초라하기만 하다.

증권가 역시 엘리온 초반 성적이 기대보다 부진했다고 평가한다. 이베스트증권은 보고서에서 엘리온 4분기 일평균 매출이 1억9000만원이라고 추산했다. 로스트아크 출시 첫분기 일 평균 매출(3~4억원)에 못 미칠 것이라는 추정이다.

엘리온은 카카오게임즈와 크래프톤(블루홀스튜디오)이 각각 퍼블리싱과 개발을 맡아 지난해 12월 10일 선보였다. 개발 기간만 총 6년이 소요됐다.

주고 하는데…잦은 점검에 오류 투성

관련업계는 엘리온의 부진 이유를 바이 투 플레이를 꼽는다. 엘리온은 게임 이용권(최소 9900원)을 사야 게임을 즐길 수 있는데, 이것이 일종의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서비스 직후 잦은 점검과 버그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게임 출시 초기에 버그가 발생하거나 자주 점검을 하는 일은 흔하다"면서도 "엘리온은 ‘바이 투 플레이’ 게임으로 출시했기 때문에, 무료 게임보다 이용자 비판 정도가 훨씬 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래픽, 세계관 등 엘리온은 화제몰이를 할 만한 요소가 다소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증권업계 "장기적으로 기대감은 여전"

다만 증권계는 바이 투 플레이 모델이라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기대감은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성종화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바이 투 플레이(Buy To Play)모델을 채택한 탓에 초반 이용자 트래픽 면에서 불리한 대신 결제율, 재방문율이 높을 수 있다"고 했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PC방 점유율 순위 등 지표를 보면 초기 반응이 뜨거운 것 같지 않다"며 "다만 엘리온은 향후 멀티 플랫폼, 세계 시장으로 확장할 수 있는 IP이기 때문에 더 장기적인 성과를 관찰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엘리온의 장기 매출은 게임 장기 흥행 여부와 추가 이용자 모집에 달린 셈이다. 이에 카카오게임즈는 꾸준히 패치를 진행하는 등 문제 해결에 나선는 한편 새로운 이벤트 등을 진행해 게임 유저 모으기에 집중하고 있다. 또 8일 오후 10시부터는 전투 1회에 900명이 참여하는 ‘진영전’을 최초로 진행해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커뮤니티를 보면 이용자들은 캐릭터 밸런스 등 각종 게임 요소 개선이 이루어진 상황에서 향후 콘텐츠 추가를 기다리는 모습이다"라며 "진영전 이벤트를 추가됐고 신규 캐릭터 업데이트도 추가할 예정으로 이용자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