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코로나19 확산 여파에도 견조한 반도체 사업에 힘입어 2020년 36조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반도체 부문은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 19조원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는 연결기준 2020년 전체 영업이익이 35조95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8일 공시했다. 2019년 대비 29.46% 증가했다. 연간 매출은 235조2600억원으로 2019년 대비 2.54% 늘었다.
2020년 4분기 영업이익은 9조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5.7%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61조원이다.
2020년 4분기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IT·모바일(IM) 부문은 2019년 동기와 비슷한 2조5000억원 내외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2020년 10월 말 출시한 애플의 아이폰12 흥행과 유럽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락다운 등영향으로 2분기 영업이익(4조5000억원)보다는 2조원가량 줄어든 수준이다.
TV와 생활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 부문 2020년 4분기 영업이익은 8000억~1조원 수준으로 점쳐진다. 펜트업 수요를 톡톡히 누린 3분기보다는 실적이 줄었지만 유럽 락다운에 따른 판매량 감소, 패널가 상승 등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디스플레이 부문 4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대 초반을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직전 분기 4700억 원 대비 두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 중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적용한 아이폰12 시리즈의 판매 호조세에 패널 가격 강세가 이어지는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에서 적자폭을 줄여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 도래로 2020년 실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2021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2017∼2018년 반도체 슈퍼 호황기(53조7000억∼58조9000억원)에 버금가는 50조원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실적다. 지난해 대비 50%쯤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는 사업 부문별 실적을 포함한 확정 실적을 1월 말 발표할 예정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