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규모 가전·기술쇼 CES가 11일(이하 현지시각)부터 14일까지 열린다. 올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54년 CES 역사 최초로 온라인 기반 비대면 방식으로 개최된다.

미 소비자기술협회(CTA)는 ‘모든 디지털(All-Digital)’을 주제로 열리는 CES 2021의 4대 키워드로 스마트시티·인공지능·디지털헬스·모빌리티(영어 앞 글자를 따면 ‘SADM’)를 꼽았다.

CES 로고 / CTA
CES 로고 / CTA
5G로 연결된 미래 ‘스마트 시티’

인공지능(AI) 기술과 사물인터넷(IoT), 5G 기술이 융합된 ‘스마트시티'는 올해 CES에서도 큰 화두가 될 전망이다. CTA는 스마트시티 모범 도시로 중국의 상하이를 지목했다. 상하이는 IT·유통 공룡으로 떠오른 알리바바와 함께 ‘도심 두뇌' 솔루션을 선보였다. AI로 도시 조명과 대중교통을 제어하는 것은 물론 각종 범죄 예방과 감시도 진행한다.

한국도 스마트시티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2020년 12월말 3조6000억원 예산을 투입하는 부산 엘코델타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부산 엘코델타 스마트시티는 로봇, 증강현실 등 각 부문에 특화한 도시운영·관리 플랫폼을 품는다. 한화에너지가 주도한 컨소시엄은 이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스마트시티 계획을 발표하는 토요다 아키오 CEO. / 엘문드
스마트시티 계획을 발표하는 토요다 아키오 CEO. / 엘문드
스마트시티 사업은 일본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토요타는 스마트시티 사업을 주도 중인데, 이 회사는 AI와 자율주행차 외에도 대량의 정보를 빠르게 주고받을 수 있는 5G 기술을 활용할 예정이다. 스마트시티 구축을 위해 일본 1위 이통사 NTT와 2000억엔(2조7000억원) 규모의 자본 제휴를 결정했다.

CES 2021 첫 기조강연자는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다. 베스트베리 CEO는 2019년 CES 기조연설에서 5G가 LTE 시대와 다른 퀀텀점프를 일으킬 것이라고 예견했으며, 올해 기조연설에서는 5G가 바꿀 미래 산업과 스마트시티의 청사진을 제시한다.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 시티는 5G 의존도가 크다. 5G를 통해 더 많은 용량의 데이터를 빠르고 안전하게 주고 받을 수 있다.

인공지능으로 개인 맞춤형 경험 제공

인공지능(AI) 기술의 적용 분야는 2021년 더욱 확산할 전망이다. CES 최대 규모 참가사인 삼성전자는 올해 CES를 통해 ‘모두를 위한 보다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주제로 AI와 5G 기술 등이 적용된 신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승현준 삼성리서치 사장은 6일 삼성전자 뉴스룸 기고문을 통해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통해 개인 맞춤형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제레미 캐플란 디지털트렌드 편집장은 CES 첫 날인 11일(현지시각) ‘AI의 힘'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캐플란은 AI가 2020년 생산성의 혁신을 가져왔고, 향후 테크놀러지 에코 시스템에 진화를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견했다.

CES 2021에는 AI 연기자도 등장한다. 한국업체 네오사피엔스는 AI 음성 기술이 융합된 AI 아바타를 선보인다. 뉴스 등을 입력하면 마치 사람이 녹음해 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는 것이 업체측 설명이다.

원격진료·건강데이터의 클라우드화 가속

CES 2021에서는 ‘디지털 헬스'도 주요 키워드로 다뤄질 예정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원격 진료 기반으로 개인의 건강데이터를 통합하고 클라우드 구축을 가속화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헬스유로파
헬스유로파
캐리 해리건 CTA디렉터는 CES 2021 강연을 통해 AI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를 어떻게 개혁시킬지 발표한다. 그는 AI를 통해 더 정확한 진단 결과 도출과 함께 사회적 비용 감소 등 새로운 세상을 조망한다.

카토 카오루 미디어환경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코로나 여파로 세계 의료계의 디지털전환과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이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서비스 사용자가 몰랐던 몸의 이상증상을 AI가 빠르게 찾아내고 건강을 지키기 위한 방법을 제안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 팬데믹은 디지털 헬스라는 키워드를 로봇 분야에 침투시키는 역할을 한다. LG전자는 바이러스 살균 기능을 갖춘 로봇을 CES 2021을 통해 선보인다. 살균 효과가 입증된 자외선을 방사하며 스스로 방안 곳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실내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다.

자율주행 물류로봇 전문기업 힐스엔지니어링은 올해 CES에서 방역로봇 ‘코로봇(Coro-bot)’으로 혁신상을 받는다. 코로봇은 스스로 최적의 방역방법을 결정해 소독용 약재, 자외선 살균, 순간고온 살균 등의 솔루션을 결정해 실행에 옮기는 것이 특징이다.

운전 공간 디지털화 가속하는 모빌리티

세계 자율주행·전기차 시장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대세로 등극한 전기차 열풍 속에서 기존 완성차 업체는 전기차로 신속하게 전환한다.

CES 2021에 참가한 메르세데스 벤츠와 BMW, 아우디, GM,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은 다가올 미래 시장을 겨냥한 모빌리티 전략을 제시한다. 기조 연설을 맡은 메리 배라 GM 회장은 ‘전기차의 미래'를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배라 회장은 최근 2025년까지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부문에 200억달러(24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만이 공개한 ‘디지털 콕핏'. / 삼성전자
하만이 공개한 ‘디지털 콕핏'. / 삼성전자
삼성전자 자회사이자 전장 전문업체인 하만은 올해 CES를 통해 디지털화된 운전석을 선보인다. 한국 자동차 부품 업체 만도는 핸들과 휠타이어 조향축을 디지털 기술로 연결해 핸들을 자유자재로 배치할 수 있는 기술 ‘SbW(Steer by Wire)’을 CES 2021에서 소개한다.

IBM은 AI 기반 무인 자율항해 선박 솔루션인 '메이플라워호'를 선보인다. 사람의 개입 없이도 스스로 의사결정을 해서 독립적으로 항해하는 기능을 갖췄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