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은 우리 삶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언택트 산업이 단번에 시장 메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변화의 흐름은 올해도 이어진다. 백신이 등장했지만 팬데믹이 몰고 온 변화는 올해 새로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변화의 흐름을 잘 타면 기업에는 도약의 기회가 된다. IT조선은 올 한 해 우리 산업계 변화를 이끌 10대 기술을 찾아, 매주 월·목 2회씩 5주에 걸쳐 소개한다. [편집자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의 진화가 정점을 향해 달려간다.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대가 선명해질수록 ADAS는 보다 정교하고 안전하게 운전자를 돕는 방향으로 발전한다.
ADAS 기능 중 가장 많이 보급되고 잘 알려진 것이 자동긴급제동(AEB)이다. 2006년 볼보가 최초로 양산화에 성공, 이후 대부분의 자동차 회사들이 채택한 기술이다. 볼보는 안전기능 패키지 ‘시티 세이프티'를 통해 시속 50㎞ 이하의 속도에서 앞 차와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차가 스스로 멈춰세우는 기술을 선보였다.
긴급제동 시스템은 운전자의 실수(휴먼 에러)를 보정해준다는 점에서 ADAS의 안전성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기술로 자리 잡았다. 전방 장애물 뿐만 아니라 후진 시 장애물 인식은 물론 사각지대에서 접근하는 차에 대해서도 반응하는 기능들이 최근 출시된 신차에 다수 탑재될 정도로 대중화된 기술이기도 하다.
장거리 운행이 많은 운전자, 갓 면허를 딴 초보 운전자 등에게 ADAS 기능 중 차선이탈방지보조(LKA)와 차선유지보조(LFA)는 든든한 동반자다. 초기 차선이탈경고장치(LKS)는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지 않고 차선을 옮기면 졸음운전 등 운전에 집중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차가 판단, 빛과 소리 및 진동 등으로 운전자 주의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했다. 자동차 업계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차가 스스로 원래 차선으로 돌아오거나(LKA), 차가 아예 차로 중앙을 유지토록 돕는(LFA) 기능까지 양산화에 성공했다.
최근 크루즈 컨트롤은 내비게이션이나 센서에서 수집한 정보를 기반으로 더 똑똑하게 작동한다. 제한속도에 맞춰 알아서 속도를 줄이거나, 전방 교통 상황에 맞춰 속도를 조절한다. 고속도로 나들목 등 급회전 구간에 접근하면 미리 속도를 줄이는 식이다.
단순히 속도를 높이고 줄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평소 운전자의 습관과 성향을 파악, 크루즈 컨트롤에서도 마치 원래 운전자가 차를 모는 것처럼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재현한다. 여기에 서스펜션 등에서 전달된 노면정보에 따라 속도와 거동을 제어하는 기능도 상용화됐다. 작동의 ‘질'까지 고려할 정도로 ADAS 기능이 발전했다는 이야기다.
가장 최신의 ADAS는 자율주행차의 영역 바로 코 앞까지 와 있다. 테슬라와 BMW, 현대차 등 일부 브랜드는 크루즈 컨트롤 상태에서 운전자가 방향지시등을 켜면 차가 스스로 차선을 변경하는 기능을 일부 탑재한다. 여기에 최근 독일계 고급 브랜드를 중심으로 리모콘 등으로 차 밖에서 자동으로 주차할 수 있는 기능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안전기술의 발전은 자동차의 역사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ADAS가 등장하면서 자동차는 탑승객의 안전을 수동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켜주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ADAS의 보급은 미래 자동차 시대를 대비하는 완성차 업체들에게도 중요하다. 소비자들이 잘 만든 ADAS에 익숙해질수록 자율주행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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