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1의 주인공을 놓고 다툰다. 양사는 CES를 통해 인공지능(AI), 모바일, 가전 등에서 경쟁사들보다 한 발 앞선 미래 기술 트렌드를 제시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1은 코로나19 여파로 사상 처음으로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다. 1967년 CES가 시작된 이래 온라인 개최는 이번이 처음이다. 온라인 개최 영향으로 CES 참가 기업은 직전 행사(4500개)의 절반 이하인 1964개(10일 기준)로 줄었다. 그동안 CES를 휩쓴 중국 기업은 1368곳에서 올해 203곳으로 급감했다. 이 빈자리를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기업이 메운다.
같은날 개최되는 삼성전자 컨퍼런스에서는 삼성이 영입한 AI석학 승현준 삼성리서치 소장이 직접 나서 ‘모두를 위한 더 나은 일상(Better Normal for All)’을 주제로 개인 맞춤형 기술과 첨단 로봇 기술 등을 발표한다.
삼성전자는 CES 2020에서 인공인간 ‘네온’을 처음 공개한 바 있다. 네온은 당시 시제품 수준이었다. CES 2021에서는 단순히 인간 모양을 흉내낸 것을 넘어 감정이나 기억 등을 학습해 사람과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12일에는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업계 전문가들과 미래 혁신을 주제로 하는 대담을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을 적용한 마이크로 LED TV를 CES에서도 선보인다. 마이크로 LED는 마이크로(㎛) 단위의 초소형 LED를 사용해 기존의 TV 디스플레이들과는 달리 각 소자가 빛과 색 모두 스스로 내는 제품이다.
삼성 퍼스트 룩 2021 행사를 통해 공개한 미니 LED TV인 ‘네오 QLED’는 기존에 백라이트로 쓰이던 LED 소자의 40분의 1 크기인 퀀텀 미니 LED를 적용해 QLED TV 보다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삼성전자는 라이프스타일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냉장고와 AI 기능이 탑재된 그랑데 AI 세탁기·건조기, AI프로세서를 탑재한 청소기를 선보이며 미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LG전자는 LG QNED TV가 현존 LCD TV 가운데 빛과 색을 내는 각각의 기술 정점에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LG 매그니트는 독자 기술인 ‘전면 블랙 코팅’을 표면에 적용해 기존 LED 사이니지 대비 깊이 있는 블랙을 표현한다.
LG전자는 공간 인테리어 가전인 ‘LG 오브제컬렉션’을 글로벌 시장에 처음 선보인다. 국내에서 ‘노크온 매직스페이스’라는 이름으로 유명한 ‘인스타뷰 냉장고’ 신제품도 CES 2021에서 공개한다.
양사는 새해를 빛낼 새로운 스마트폰도 선보인다. LG전자는 롤러블폰의 맛보기(티저) 영상을 제공하며 새로운 폼팩터 경쟁을 시작한다. 삼성전자는 14일 갤럭시 언팩 행사를 열고 2021년 첫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21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전장부품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은 CES에 앞서 진행한 미디어데이를 통해 공동 개발한 '디지털 콕핏 2021'을 공개했다. LG전자는 12일 전기차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한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설명회를 연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