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뉴딜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경험을 쌓은 인공지능(AI) 학습용데이터 가공업체들이 CES 2021에 참여해 본격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

12일 시장조사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데이터 가공 플랫폼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3억9000만달러(43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27년까지 연평균 시장 성장률은 27%에 달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AI 수요가 늘어난 만큼 데이터 가공 플랫폼 시장 규모는 기관 예상치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에서도 디지털 뉴딜과 AI 관심도 상승 등으로 데이터 가공 플랫폼 시장이 주목받는다. 업계 베테랑으로 꼽히는 에이모와 인피닉은 자체 플랫폼과 가공 경험을 앞세워 11일부터 열리는 CES에 참여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나선다.

CES2021에 마련된 에이모(위)와 인피닉 온라인 부스./CES2021 갈무리
CES2021에 마련된 에이모(위)와 인피닉 온라인 부스./CES2021 갈무리
에이모가 AI데이터 시장에 뛰어든 것은 ‘알파고 대국’ 1년 뒤인 2017년의 일이다. 당시 AI 데이터 라벨링 전문 기업은 전무했다. 에이모는 꾸준히 자율 주행 등 고난도 학습용 데이터 구축을 쌓았고, 작년 8월 웹 기반 데이터라벨링 협업 플랫폼 ‘에이모 엔터프라이즈’를 출시하며 글로벌 진출을 준비했다.

이후 에이모는 글로벌 진출 기반을 닦았다. 2020년 10월 일본 데이터 전문기업 아오스데이터와 협력하기로 했고, 3월 영국 ‘마이라 테크놀로지 파크(MTP)’에 입주한다. MTP는 1945년 영국 정부가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서 설립한 곳이다. 현재 재규어, 랜드로버, 도요타, 혼다, 보쉬, 컨티넨탈 등 기업이 자율 주행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에이모는 CES 2021을 기점으로 코로나19로 느려진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높인다.

에이모 한 관계자는 "2020년 디지털 뉴딜 사업으로 이미지 텍스트 인식, 드론 객체 감시, 3D 인체 동작 인식 등 다양한 분야의 학습 데이터를 가공하며 경험을 쌓았다"며 "여기서 얻은 노하우로 더욱 고도화된 데이터 가공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미, 유럽, 아시아 등 시장에 서비스와 플랫폼을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며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데이터 라벨링 플랫폼 에이모 엔터프라이즈가 경쟁력이다"고 덧붙였다.

인피닉 역시 자체 데이터 가공 플랫폼과 경험을 앞세워 세계 시장 진출에 나선다. 인피닉은 2001년부터 소프트웨어 테스트를 전문으로 수행한 업계 ‘터줏대감’이다. AI데이터 가공 사업에는 2016년부터 참여했다.

인피닉은 오랫동안 테스팅 사업을 진행해 온 경험 특성상 글로벌 인프라 준비가 끝났다. 인피닉의 베트남 법인에는 데이터 가공 전문 인력 500명쯤이 근무 중이다. 룩셈부르크에 있는 유럽 세일즈 법인은 데이터 허브 구축에 나섰다.

데이터 가공 노하우가 담긴 플랫폼 ‘마이크라우드’는 인피닉이 보유한 강점 중 하나다. 마이크라우드는 인피닉이 직접 AI를 개발하며 느낀 데이터 가공에 필요한 기능을 더한 플랫폼이다. 예를 들어 ‘매직 핀’ 기능은 자동 객체 인식을 통해 클릭 한 번으로 기존 라벨링 작업을 단순화한다.

20년 넘게 쌓인 협업 경험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인피닉은 현대자동차, SKT, 퀄컴, LG전자, 화웨이 등 글로벌 대기업과 데이터 가공을 위한 협업을 진행했다.

인피닉 관계자는 "데이터 가공 플랫폼 마이크라우드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가별 현지 환경에 맞는 프로젝트 수행을 돕는다"며 "이번 CES는 해외 시장 진출에 나선 인피닉이 기술 및 성과를 선보이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