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 핵심 가치로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강조했다. 불확실성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는 경계를 뛰어 넘는 협력이 혁신을 보장하는 열쇠라는 설명이다. 실제 이같은 협력으로 제품과 서비스에서 소비자 경험을 높였다는 설명도 더했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과는 합작법인인 알루토를 출범 시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

박일평 LG전자 CTO가 LG 미래 기술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LG전자
박일평 LG전자 CTO가 LG 미래 기술 대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LG전자
LG전자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2021 개막 이틀차인 12일(미 동부 기준) ‘함께 만드는 혁신(ONwards, Together)’을 주제로 LG 미래 기술 대담을 진행했다. 연사로는 LG전자의 박일평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나섰다.

패널로는 게리 샤피로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최고경영자(CEO)와 데이비드 래비 토발라 CEO, 장 프랑스와 가녜 엘레멘트 AI CEO, 드미트리 로스치닌 룩소프트 CEO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들은 박사장과 미래 기술 및 비전과 관련한 대화를 나눴다.

박 사장은 "전례없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혁신을 주도하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고객가치를 혁신하기 위해 분야 간 경계를 넘는 플랫폼 경쟁력과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력 기반의 혁신이 뉴노멀 시대 핵심 사업 전략

박 사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상황을 맞은 시점에서 기술력이 기업의 생존력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뉴노멀(시대 변화로 새롭게 떠오르는 기준이나 표준)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경쟁자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며 협력 기반의 혁신을 주문했다.

박 사장과 논의에 나선 게리 샤피로 CTA CEO 역시 디지털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오픈 파트너십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샤피로 CEO는 "우리는 인공지능(AI), 5G,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기술을 융합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하면서 교통, 운송, 농업, 의료, 식품 등 각종 분야에서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며 "가치사슬이 점차 복잡해지고 있어 어떤 회사도 혼자서 모든 것을 해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 사장과 샤피로 CEO는 오픈 이노베이션의 대표 사례로 LG 이노베이션 카운실을 꼽았다. LG 이노베이션 카운실은 박 사장이 의장을 맡고 AI와 빅데이터, 클라우드, 로봇, 모빌리티 등 각 분야 전문가 12명이 참여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 관점에서 여러 인사이트를 통해 미래 기술과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박일평 CTO가 게리 샤피로 CEO와 온라인으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 / LG전자
박일평 CTO가 게리 샤피로 CEO와 온라인으로 의견을 나누는 모습 / LG전자
LG, 협력 이익 높이는 플랫폼 확대 박차

협업의 이익은 플랫폼에서 극대화될 수 있다. LG전자는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전관리 앱 ‘LG씽큐’에서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력물을 선보이며 디지털 라이프 플랫폼 지위를 공고히하고 있다.

박 사장은 "LG씽큐는 우선 스마트 밀키트 업체인 토발라와 협업해 이용 가능한 소비자 경험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밀키트와 협업한 LG씽큐 앱을 이용하면, 소비자는 밀키트 포장에 적힌 바코드 스캔만으로 오븐이 알아서 조리해준 최적의 음식을 먹을 수 있다. 박 사장은 소비자들이 이같은 연결 편의성을 체험할 수록 LG씽큐 플랫폼 영향력도 커진다고 전망했다.

LG전자는 이같은 성과를 확대하고자 다양한 협력 사례를 모색하고 있다. 박 사장은 "LG전자는 올해 안에 식품 업체인 네슬레 등과도 협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협업 대상은 음식료 제품에만 그치지 않는다. 가전제품 이동 및 설치, 리모델링과 같은 홈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인 홈어드바이저(HomeAdvisor) 등과의 협업도 계획 중이다.

LG, 한 단계 진보한 AI 발전 단계 제시

박 사장은 이번 행사에서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해 한 단계 진화한 AI 발전 단계 모델도 공개했다. AI와 로봇 공학, 소비자 권리, 윤리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함께 인터랙티브 콘텐츠 형식의 보고서 ‘인공지능 경험 익스체인지(AIX Exchange)’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는 각 분야 전문가가 바라보는 AI 미래와 AI 발전 단계의 역할을 설명하고 있다.

앞서 LG전자는 지난해 열린 CES 2020에서 캐나다 AI 솔루션 기업 엘레멘트 AI와 개발한 AI 발전 단계를 발표했다. AI 발전 단계를 ▲1단계 효율화 ▲2단계 개인화 ▲3단계 추론 ▲4단계 탐구 등 총 4단계로 제시했다.

이번 행사에 패널로 참여한 장 프랑스와 가녜 엘레멘트 AI CEO는 "LG전자는 제품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 직접 상호작용한다"며 "AI 발전 단계를 연구하며 제품과 서비스에서 고객에 대한 통찰력을 반영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개인화(2단계)와 추론(3단계) 단계에서 AI 기능을 체험할 수 있는 LG전자의 비전팩을 소개하기도 했다. 비전팩은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이미지를 판단하는 시각 지능을 가전제품에 포함한 것을 말한다. 제품 사용자의 상황을 파악해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

박 사장은 "냉장고에 비전팩을 적용하면 고객이 집 밖에서 냉장고 안을 확인한 후 필요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며 "냉장고 안 재료와 사용자 기호에 맞춰 맞춤형 레시피를 추천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 미러를 통해서는 아침에 일어나 거울로 컨디션을 확인한 후 담당의와 건강 상태를 논할 수 있게 된다"며 "그날 일정에 맞춰 메이크업이나 착장에서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이 비전팩 사례로 언급한 스마트 미러. 거울에 얼굴을 비추면 그날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다. / LG전자
박 사장이 비전팩 사례로 언급한 스마트 미러. 거울에 얼굴을 비추면 그날 컨디션을 확인할 수 있다. / LG전자
합작법인으로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시장 향한다

LG전자는 스위스에 본사를 둔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 룩소프트와 설립한 합작법인(조인트벤처)인 ‘알루토’를 27일에 출범한다. 알루토는 웹OS 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헤드유닛과 뒷좌석 엔터테인먼트시스템(RSE) 등을 포함한 차량용 통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박 사장은 자사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룩소프트의 글로벌 영업 채널 등이 시너지를 낼 경우 웹OS 오토 플랫폼 경쟁력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LG전자의 스마트 캐빈 콘셉트는 차량 천장이나 창문에 설치한 디스플레이를 웹OS 오토로 구동시켜 차량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차량 안에서 누리는 새로운 모빌리티 경험을 만들며 뉴노멀 시대를 선도할 것이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스마트 캐빈 콘셉트 영상 모습 / LG전자
LG전자의 스마트 캐빈 콘셉트 영상 모습 / LG전자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이은주 인턴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