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발 플랫폼 규제에 산업계 '긴장'

장미 기자
입력 2021.01.15 06:00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가짜뉴스 규제를 강조하자, 인터넷 업계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사회 혼란을 막겠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연이은 규제 압박에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가짜뉴스를 주요 입법 과제로 삼고 2월 임시국회에서 가짜뉴스 근절을 위한 법안들을 처리할 예정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앞서 1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코로나19 방역 관련 가짜뉴스 등을 언급하며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관련 입법은 2월 임시국회에서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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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발의된 가짜뉴스 관련 법안은 언론 개혁 외에도 포털, SNS 등 인터넷 사업자의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 등이 골자다. 정필모 의원이 발의한 ‘허위조작정보방지 3법’과 양기대 의원이 발의한 ‘악성 댓글 피해 구제법안’ 등이 대표적이다. 허위조작방지 3법은 인터넷사업자가 허위조작정보를 삭제토록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다. 악성 댓글 피해구제법안은 악성 댓글로 인한 중대한 침해가 발생할 경우 게시판 운영을 중단토록 했다.

업계에서는 법안이 통과될 경우 인터넷 기업에 과도한 부담을 안겨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인터넷 사업자가 자사 플랫폼에 게재된 모든 정보의 사실 여부를 파악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가짜뉴스 개념이 불명확한 상황에서 규제를 강화하는 건 인터넷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있다. 선거철만 되면 되풀이되는 가짜뉴스 논란도 지적된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가짜뉴스 문제가 해결돼야 하는 건 맞지만 그 책임을 플랫폼 기업에 부과하는 건 옳지 않다"며 "플랫폼이 게시판을 닫거나 허위조작정보를 삭제한다고 해도 문제의 본질이 해결되는 건 아니다.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했다.

플랫폼 기업의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잇달아 나오면서 업계 우려는 더욱 커진다. 지난해 N번방 방지법, 넷플릭스법 등이 시행된 데 이어 연초부터 규제 논의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달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데 따라 관련 입법 절차가 추진되고 있다. 부가통신사업자 실태조사에 관한 내용이다. 또 지난 5일에는 김상희 국회부의장이 플랫폼 사업자에 공익광고 게시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을 담은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외에도 전혜숙 의원은 지난달 인터넷 기업의 검색 순위 조작 등을 금지하는 ‘온라인 플랫폼 이용자 보호법’을 발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입법예고한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규제가 늘어나는 이유는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진 만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는 이를 두고 불확실한 시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반발한다. 앞서 이낙연 대표가 이익공유제 시행을 제안한 데 것도 단기적 성과에만 집중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이 대표는 강제 조치는 아니라고 수습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비대면 확산 등으로 국내 IT 기업이 수혜를 봤다고 하지만 아직 이들 기업 규모는 삼성전자 등 국내 대기업이나 해외 기업에 못 미친다"며 "더욱이 오픈마켓, 동영상 서비스, 검색 등 다양한 분야에서 무한한 경쟁에 놓인 상태다. 이같은 플랫폼 시장에 대한 면밀한 분석없이 일방적으로 규제하는 건 성급한 조치다"고 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도 "콘텐츠 사업자에만 모든 리스크의 책임을 전가하는 건 부당하다"며 "인터넷 사업자들은 생태계를 위해 자체적인 노력을 펼치고 있고 기존에도 규제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압박만 커지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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