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를 예언한 경제학자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가 비트코인 가격 폭락을 예고한 1월 15일(현지시각)이 다가오면서 업계 이목이 쏠린다. 루비니 교수의 예측이 가격 대중 없는 가상자산 시장에서도 맞아 떨어질지 관심이 고조된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 누리니루비엘투데이 홈페이지 캡처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학교 교수/ 누리니루비엘투데이 홈페이지 캡처
1월 15일, 비트코인 가격 깨진다

누리엘 루비니 교수는 앞서 1월 8일 개인 트위터에 "1월 15일이 다가오고 있다"며 "이날 비트코인에 낀 거품이 터질 것이다"라고 했다. 다만 그는 1월 15일을 지목한 이유와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이번처럼 구체적인 날짜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업계 관심이 커진다. 루비니 교수는 2006년 국제통화기금(IMF) 강연에서 신용위기와 주택시장에 낀 거품을 예로 들며 경기침체를 예견한 인물이다. 그로부터 2년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현실화되면서 그는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루비니 교수가 15일을 지목한 이유로 미국 달러화와 연동된 가상자산 테더(USDT)의 시장 조작 이슈를 들며 관련 수사 절차를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재 뉴욕 검찰청은 USDT의 발행 주체인 테더가 가상자산 가격을 조작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충분한 예치금 없이 USDT 발행을 임의로 통제했다는 혐의다. 테더 모기업 아이파이넥스는 15일까지 관련 증거자료를 법정에 제출해야 한다.

실제 비트코인은 그의 예언 직후인 지난 주말 1만달러 가까이 떨어졌다. 이를 두고 루비니 교수는 "비트코인 가격이 이틀만에 약 25%가 떨어졌다"며 "24시간 기준으론 15% 하락한 수준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역사상 가장 투기적이고 위험한 자산이다"라며 "비트코인 채굴이 환경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하면 그 가치는 ‘0’도 되지 못한다"며 "형편없는 환경 재앙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위험자산 인식은 여전 vs 기관 몰린 시장 쉽게 깨질리가

하지만 상황은 또 다시 역전 됐다. 마치 그의 예언을 비웃듯 비트코인은 큰 폭으로 반등했다. 일주일 전 국내 거래가 기준 4855만원까지 치솟은 비트코인은 금주 장중 3500만원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4200만원대에 진입했다.

전통 금융권은 비트코인의 이같은 가격 변동성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인다. 비트코인이 상승하던 하락하던 ‘규제 없는 위험자산’이라는 점은 변함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최근 "비트코인을 비롯한 가상자산은 투기적 자산이다"라며 "자금세탁에 동원되고 있다. 세계 각국은 가상자산과 관련해 동일한 규제를 합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2018년만 하더라도 "가상자산이 국경을 초월한 잦은 거래와 작은 규모 거래에 적합하다"며 지급결제 수단으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샀던 인물이다.

한편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루비니 교수의 주장이 실현되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비트코인 시장에 일정 기관 자금이 모인만큼, 2018년 초만큼 대폭 하락하는 모습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가상자산 업계 한 관계자는 "크게 떨어져봤자 30% 정도의 조정기를 거칠 것이다"라며 "기관자금이 끼어 있기 때문에 2018년처럼 휴지조각이 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내다봤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