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주도 ‘세단’보다 고급 SUV로 차별
현대차·아우디 이어 벤츠·BMW도 출시
스포츠 대명사 페라리도 전기차 SUV 개발

완성차 업체들이 세단 전기 SUV에 힘을 싣는다. 테슬라가 세단 전기차 시장에서 굳건히 선두를 지키자, 대안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SUV 출시, 테슬라 중심 전기차 시장 재편 노린다

BMW iX / BMW·IT조선
BMW iX / BMW·IT조선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독일 글로벌 자동차 기업 3사는 전기 SUV를 속속 출시한다.

벤츠는 전기차 브랜드 ‘EQ’ 시작을 중형 SUV ‘EQC’로 알렸다. 아우디도 ‘E-트론’ 시리즈 첫번째 차량으로 준대형 SUV ‘E-트론 55 콰트로’를 내놨다. BMW는 CES 2021에 전기 SUV IX를 출품했다.

최근 잇따른 전기 SUV 출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를 겨냥했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전기 세단은 테슬라가 이미 시장을 장악하고 있어서다. EV세일즈 등 시장조사 업체 자료에 따르면 테슬라 모델 3는 2020년 1~11월 누적 판매대수 28만8000대를 기록했다. 연간 전기차 판매실적 10만대를 넘기지 못한 다른 브랜드를 테슬라는 한 차종으로 압도한 셈이다.

반면, 전기SUV 시장은 세단 시장과 달리 아직 경쟁의 여지가 있다. 테슬라 전기 SUV ‘모델 Y’ 누적 판매량은 6만3000대다. 같은 전기SUV 계열인 현대차 코나 일렉트릭(5만1000대), 아우디 E-트론 콰트로(4만1000대)와 큰 차이가 없다. 전기 SUV가 사실상 테슬라 전기차 시장 독점을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돌파구란 분석도 나온다.

품질 문제도 테슬라에겐 악재다. 최근 미 행정부는 디스플레이 오류 문제로 테슬라 모델S 및 모델Y 15만대에 리콜 권고를 내렸다. 앞서 출시됐던 테슬라 전기 SUV 모델X 역시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화재사고에 연루돼있다.

전기차 SUV, 슈퍼카 기업도 예외없다

페라리에서 출시한 전기차 SF90 스트라달레 / 페라리·IT조선
페라리에서 출시한 전기차 SF90 스트라달레 / 페라리·IT조선
페라리, 포르셰 등 슈퍼카 기업도 하나 둘 전기차 SUV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과거 슈퍼카 기업은 전기차와 SUV시장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브랜드에서 추구하는 이미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런 발언은 점차 뒤집히고 있다. 페라리는 전기차에 관심을 표하며 "첫 전기 슈퍼카는 페라리 차지가 될 것이다"라며 입장을 뒤집었다. SUV 시장에서도 브랜드 최초 모델인 ‘페라리 프로산게’를 2022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페라리는 전기차 SUV 시장에도 진입할 계획이다. 모터 1 등 자동차 전문매체에 따르면, 페라리는 ‘F244’ ‘F245’로 명명한 전기 SUV모델을 늦어도 2024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민우 인턴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