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유엔(UN) 인권보호 지침 준수 평가 결과 조사 대상 199개사 중 50위에 올랐다. 한국 기업 중 가장 높은 순위다.

17일 영국의 비영리 기구인 기업인권벤치마크(CHRB)가 2020년 글로벌 기업 199개사의 '유엔 기업과 인권 이행지침(UNGPs)' 준수를 평가한 결과는 26점 만점에 평균 9.4점이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휘날리는 삼성깃발/ 조선일보 DB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휘날리는 삼성깃발/ 조선일보 DB
이 기구는 6개 부문, 100점 만점 기준으로 연례 평가를 해왔다. 하지만 2020년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특수성을 반영해 3개 부문, 26점 만점 기준으로 평가를 했다. 세부적으로는 인권 관련 기업지배구조 및 정책실천(8점), 인권존중 내재화 및 인권 주의의무(12점), 피해구제 및 고충처리체계(6점) 등이다.

기업별로 보면 이탈리아의 석유회사 에니와 영국계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가 25.0점으로 공동 1위에 올랐다. 호주 광산업체 리오 틴토(23.5점), 독일의 스포츠 용품업체 아디다스(23.0점), 스웨덴의 통신장비 회사 에릭슨(22.0점)이 5위권에 들었다.

한국 기업은 삼성전자(14.0점)가 공동 50위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8.0점) 94위, SK하이닉스(5.5점) 124위 등이 뒤를 이었다.

자동차 부문 평가에서는 조사 대상 30개사의 평균이 100점 만점에 11.9점에 그쳤다. 50점을 넘긴 기업이 하나도 없었으며 미국 포드(41.5점), 프랑스 푸조 시트로앵(33.0점), 독일 다임러(30.6점)가 1∼3위를 차지했다.

한국 기업은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10.5점으로 공동 13위로 평가받았다. 테슬라는 6.3점으로 20위에 그쳤다.

기업인권벤치마크는 "2020년 첫 평가를 받은 자동차 부문은 전반적으로 빠르고 극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