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차기 CEO로 선임된 팻 겔싱어가 애플을 뛰어넘는 제품을 PC 생태계에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고객사를 잃고 있는 인텔의 현실을 꼬집은 동시에 과거의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6일(현지시각) IT 전문 매체 애플인사이더에 따르면 겔싱어 차기 CEO는 최근 임직원과 미팅에서 "쿠퍼티노의 라이프스타일 회사보다 더 나은 제품을 PC 생태계에 제공해야 한다"며 "우리는 미래에 그렇게 잘해야 한다"고 밝혔다.

2013년 한국을 방문한 팻 겔싱어 VM웨어 CEO / VM웨어
2013년 한국을 방문한 팻 겔싱어 VM웨어 CEO / VM웨어
쿠퍼티노의 라이프스타일 회사는 최근 PC용 반도체 ‘M1’ 칩을 출시하며 독자 행보에 나선 애플을 지목한 표현이다.

애플은 2020년 11월 독자 설계한 컴퓨터용 시스템온칩(SoC)인 M1을 탑재한 노트북 맥북에어와 맥북프로, 소형 데스크톱 맥미니 등을 공개했다. 2022년에는 인텔 칩 의존에서 완전히 벗어나 독자 개발한 칩을 넣는다.

인텔은 투자자로부터 구조조정 압박을 받고 있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서드포인트는 2020년 12월 말 인텔이 삼성과 대만TSMC 등에 밀려났다며 반도체 생산 부문을 털어낼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인텔이 반도체 제조를 포기할 경우 미국 오레곤주 공장에 근무하는 2만1000명 임직원이 고용 위기에 놓일 수 있다.

겔싱어 CEO는 1962년생으로 1979년 링컨 기술 대학교를 졸업한 뒤 18살에 인텔에 입사했다. 1983년 산타클라라 대학교, 1985년 스탠포드 대학교를 졸업했다.

그는 30년간 인텔에서 기술담당으로 근무했으며 최고기술책임자(CTO) 자리에 오른 후 2009년 인텔을 떠났고 2012년부터 현재까지 VM웨어 CEO로 재직했다.

인텔은 21일 2020년 4분기 실적발표에서 7나노미터(㎚) 로드맵 등 향후 사업계획을 공개할 전망이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