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시작된 ‘홈술' 트렌드가 와인 매출을 끌어올린다. 주택가 편의점을 중심으로 중저가 와인의 매출이 증가 추세다. 유통업계는 자신의 취향과 다양한 맛을 중시하는 MZ세대가 와인 소비를 이끈다고 분석했다. 이마트24에서는 1분당 3병의 와인이 팔렸다.

한 소비자가 와인 상품을 살펴보는 모습. / 이마트24
한 소비자가 와인 상품을 살펴보는 모습. / 이마트24
18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2020년 ‘와인' 매출은 전년 대비 41.1% 증가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격상된 지난해 12월의 경우 와인 소비가 전년 동기 대비 66.2% 이상 증가했다. 와인의 매출 신장세는 다른 주류보다도 더 크다. 전통주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22.1% 신장률을 기록했지만, 위스키 등 양주는 6.9%, 수입맥주는 0% 성장에 그쳤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과거 백화점 와인 매장을 찾는 고객들은 VIP 등 단골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대중 수요가 높아졌다"며 "홈술 트렌드로 와인을 자주 접하다 보니 취향이 더욱 세분화 되고, 시음 적기를 고려해 쇼핑하는 등 시장이 더욱 성숙해졌다"고 밝혔다.

중저가 와인의 주요 소비처는 마트와 편의점이다. 주택가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 중인 편의점 이마트24의 경우, 지난해 170만병 이상 와인을 판매해 전년 대비 2.9배(190%) 이상 판매성장을 기록했다. 2020년 한해 동안 1분당 3병꼴로 판매한 셈이다.

이마트24는 올해 와인을 ‘1만원 내외’, ‘1만원 후반~3만원대’, ‘4만원 이상’ 등 3등급으로 세분화해 와인을 처음 접하는 초심자부터 와인 애호가까지 모두 이마트24 단골고객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소비자들에게 ‘이달의 와인’을 선보이는 동시에 주류특화매장(현재 2400점포)과 와인 O2O서비스(현재 3000점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김지웅 이마트24 식품팀장은 "매월 다양한 가격대의 새로운 와인을 추천해 소비자들 머릿속에 ‘이마트24=와인’이라는 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의 경우 2020년 와인 판매가 전년 대비 53.4%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24일부터 1월 7일까지 설 선물세트 예약판매 기간에도 와인은 전년 동기 대비 42.6% 신장률을 보였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다양한 맛을 추구하는 MZ세대를 중심으로 중저가 와인 소비가 늘었다"며 "홈술 트렌드로 소비자의 술에 대한 시각이 넓어졌고, 다양한 제품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와인에 대한 젊은 소비자들의 관심도 자연스레 커졌다"라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