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진짜 위기는 노사갈등

안효문 기자
입력 2021.01.19 10:52
르노그룹이 한국을 수익성 개선이 시급한 지역으로 지목했다. 르노삼성차는 2020년 8년만에 적자를 기록하며 임원 40% 감축안까지 들고 나왔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수익성보다 노사 문제를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목한다.

르노삼성 부산공장 / 르노삼성자동차
루카 데 메오 르노그룹 CEO는 14일(프랑스 현지시각) 경영전략을 판매량에서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루카 르노 CEO가 발표한 그룹 신 경영전략 ‘르놀루션(Renaulution)’은 판매실적 위주의 성장전략에서 내실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이를 위해 회사는 2023년까지 ▲그룹 영업 이익률 3% 이상 달성 ▲현금유동성 약 30억유로 확보(2021~2023년 누적) ▲R&D 및 설비 투자 비용을 수익의 약 8%로 절감 등을 목표로 제시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입장에서는 그룹 본사가 추진하는 지역별 수익성 개선 작업이 관건이다. 르노가 한국과 라틴 아메리카, 인도 등을 현재보다 수익성을 강화해야할 지역으로 콕 찝어 분류해서다.

본사 발표 전 르노삼성은 이미 수익성 개선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르노삼성은 연초 전체 임원 50여명 중 30명 정도만 회사에 남기고, 임원 임금도 이달부터 20% 삭감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면서 회사는 조직슬림화가 임직원 전체로 확대되진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으면서 직원들 고용불안정 가능성을 배제하는 등 사내 분위기 단속도 병행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르노삼성의 수익성 악화가 회사 내부적인 문제보다 외부 요인에 기인한 것으로 본다. 특히 그룹 차원에서 수출물량 조정이 직격탄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르노삼성차는 2020년 국내 완성차 시장에 9만5939대를 밀어내며 현대차, 기아차에 이어 내수 3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수출은 전년 대비 77.7% 급락한 2만227대에 머물렀다. 2014년부터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에서 연간 10만대 씩 생산해 수출하던 닛산 로그의 위탁생산 계약이 지난해 3월 종료돼서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약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 것으로 추산된다.

르노삼성이 제 때 수출물량을 확보하지 못한 것은 르노그룹의 결정에 따른 것이지 르노삼성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었던만큼 ‘책임론'을 꺼내들기엔 무리가 있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산업계 일각에서는 르노본사가 르노삼성의 노조에 대한 압박카드로 수익성 개선안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르노삼성 노사는 현재 국내 완성차 5개사 중 유일하게 2020년도 임금 및 단체협약(2020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르노본사는 2020년 3월 로그 위탁생산 종료 후 부산공장의 수출 물량 배정 조건으로 생산효율 제고에 따른 비용절감과 함께 노사 안정화를 전제조건으로 꼽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글로벌 자동차 회사들 대부분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정상화되면 그룹 내에서도 손꼽히는 경쟁력을 갖출 자신이 있다는 것이 내부 중론이다. 지난해 성공적으로 론칭한 신차 XM3를 중심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