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리 겐슬러 미국 전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이 차기 바이든 정부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에 지명됐다. 이에 따라 미국 금융투자업계 규제는 강화될 전망이다.

 게리 겐슬러 /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유튜브 화면 갈무리
게리 겐슬러 / MIT(매사추세츠 공과대학) 유튜브 화면 갈무리
18일(현지시각) 미국 경제매체 포브스 등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는 오바마 정부에서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지낸 게리 겐슬러를 미 증권거래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겐슬러는 지난해 11월부터 바이든 당선인 정권 인수위원회 금융정책팀에서 금융산업 감독 계획을 주도해왔다.

게리 겐슬러는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CFTC 위원장 시절 당시 투자업계가 반대했던 도드 프랭크법을 추진해 월가에서 ‘강력 규제론자’라는 평을 들었다. 도드 프랭크법은 2008년 대형 금융사가 자기자본이나 차입금으로 고위험 자산에 투자할 수 없도록 한 ‘볼커룰’을 담고 있다.

외신은 겐슬러 임명으로 트럼프 정부 4년 간 이어진 투자금융업계 규제 완화 흐름이 종식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제이 클레이턴 SEC 위원장이 지난 4년간 주도했던 월가 은행, 브로커, 펀드, 공기업에 대한 ‘규제완화’ 기조가 바뀔 것이다"라고 전망하며 "겐슬러는 기후변화나 사회 정의 같은 문제에 대한 민주당 정책의 우선순위를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규제도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워싱턴포스트도 "겐슬러는 금융기관과 기업에 대한 공격적 규제 강화를 지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워싱턴 진보주의자들을 만족시키겠지만 은행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CNN도 "겐슬러는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업계에서 일했지만 월가에 우호적이지 않다"며 "바이든 정부의 금융 규제가 오바마 전 행정부 때보다도 강경할 수 있다"

한편 게리 겐슬러는 2018년부터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 슬로안 경영대학원에서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강의하고 있다.

이은주 인턴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