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을 신(新)성장 동력으로 삼는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지만, 경험있는 AI개발자 구하기는 쉽지 않았다. AI 업계에서는 최근 신뢰 가능한 개발자를 만나는 창구로 '리멤버 커리어'를 사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학력은 물론, 연차·직무·직급 등을 검색함으로써 회사의 인재상에 적합한 개발자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직을 원하는 개발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하는 등 활동을 할 때 일부 제약이 있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으로 꼽힌다.

20일 소프트웨어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개발자 확보를 위해 인재 스카우트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었다. 리멤버 커리어는 명함관리 앱 리멤버의 서비스 중 하나다. 이 서비스는 직장인의 전체 60%로 추정되는 잠재적 구직자(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은 하지 않지만, 조건에 따라 이직을 검토하는 구직자)를 타깃으로 한다.

리멤버 커리어는 자세한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드라마앤컴퍼니
리멤버 커리어는 자세한 검색 기능을 제공한다. /드라마앤컴퍼니
리멤버 커리어 서비스 구성은 단순하다. 기업은 리멤버 회원 중 인재 DB에 프로필을 등록한 사람에게 제안서를 보낸다. 현재 300만명이 넘는 직장인이 사용 중인 리멤버 내 임원급 비율은 40%에 달하며, 과·부장급 역시 40%쯤이다. 이들 이용자 중 리멤버 커리어에 프로필을 등록한 이는 70만명 이상이다.

덕분에 리벰버 커리어에서 기업의 구애 작업이 뜨겁게 펼쳐진다. 리멤버를 서비스하는 드라마앤컴퍼니 관계자는 "최근 기업이 제안한 제안서 수는 일주일 평균 2만건에 이른다"며 "중복으로 제안하는 경우를 고려해도 약 1만명에게 제안이 갔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대면 서비스 확산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나선 기업 입장에서 경험있는 AI개발자 뿐만 아니라 팀 리더급 인재를 찾고 있어 앱을 이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새롭게 개발팀을 구성 중인 스타트업 관계자는 "고연봉인 AI개발자를 만나기도 어렵지만, 회사상에 맞는 인재는 더 찾기 어렵다"며 "리멤버 커리어 검색은 학력을 비롯해 연차·직무·직급 등을 모두 검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별도 시간을 투자하거나 감정 소모 없이 이직 조건부터 보여줄 수 있는 제안서 기능도 규모가 작은 회사일수록 좋은 평가를 내놨다.

지방에 있는 스타트업 관계자는 "지방에 실력있는 개발자가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며 "단순히 금액적인 부분 외에 회사 비전, 배경, 별도 우대 조건 등 정보를 직접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고 밝혔다.

고급인력의 경우 인맥을 활용해 제안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사업을 막 시작한 스타트업이 실력 있는 개발자를 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려운 일이다. 기업 입장에서 리멤버 커리어를 통해 현직에 있는 인재에게 제안을 할 수 있어 도움이 된다.

AI개발자 등 고급 인력을 돕는 리멤버 커리어는 대표 구인·구직 서비스 ‘링크드인’과 여러모로 방향이 비슷하다. 하지만 방법이 다르다. 링크드인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수준의 네트워킹을 통해 고급 인재의 이직 등을 지원한다. 반면 리멤버 커리어는 기업 인사담당자 또는 그에 준하는 직책, 헤드헌트 등 채용 관계자에게만 제한적으로 서비스를 제공된다. 이직을 공개적으로 진행하기 힘든 국내 상황을 고려한 정책이다.

이런 지점에서 현재 이직을 고려 중인 직장인에게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근무 여건 개선을 위해 이직을 준비하는 개발자 김 씨는 "이직 희망자가 기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며 "당장 이직하고 싶은 직장인에게는 답답한 면도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지금보다 고도화된 AI기술을 도입해 리멤버 커리어의 인재 추천·검색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드라마앤컴퍼니 관계자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직장인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며 "AI고도화로 간단한 제안서 보내는 과정 전에 기업이 원하는 인재상을 추천·제공하는 기능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