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파워텔 새로운 주인 ‘아이디스’
직원들 배신감 토로

KT가 무전통신 계열사 KT파워텔을 중소 보안 솔루션 업체 아이디스에 매각한다.

KT LTE 무전기 라져 / KT파워텔
KT LTE 무전기 라져 / KT파워텔
아이디스는 22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KT파워텔의 지분 44.85%를 406억원에 양수한다고 공시했다. 양수 예정일은 3월 31일이다.

아이디스는 양수 목적을 신규사업진출을 통한 사업다각화 및 수익 다변화와 기존사업과의 연계를 통한 시너지창출 및 사업경쟁력 확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KT파워텔의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아이디스의 영상보안 분야의 협력을 예상한다.

이번 매각은 KT그룹의 계열사 리스트럭처링(구조조정)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구현모 대표는 2020년부터 계열사 정리 의사를 밝혀 왔다.

KT파워텔은 산업용 무전기(TRS) 등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2010년에는 연매출이 1270억원에 달했지만 급변한 이동통신 시장 환경 변화로 인해 2019년 매출액이 62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KT파워텔은 2019년 주력사업을 무전통신에서 IoT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며 체질개선을 시도했다. 하지만 통신 기반 IT 플랫폼 기업(디지코)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KT는 '선택과 집중'을 위해 KT파워텔 매각을 최종 결정했다.

매각 사실이 알려지자 KT파워텔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임원들조차도 발표 당일 알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아이디스의 2019년 기준 매출은 1118억원으로 KT파워텔보다 많긴 하지만, 갑자기 KT 그룹사 직원에서 중소기업의 직원이 될 처지에 놓였다는 사실에 불만을 드러낸다.

KT파워텔 한 관계자는 "직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며 "KT파워텔의 가치가 그것밖에 안 되나 하는 허탈한 마음이다"고 말했다.

KT 관계자는 "고용 보장은 양수할 때 협의된 사안이며, 위로금 등 직원들의 구체적인 거취 문제는 공개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며 "406억원은 KT파워텔의 주식 평가를 기반해 나온 금액이며, 아이디스 자체만 보면 규모가 작은 기업일 수 있지만, 아이디스홀딩스 외 관계사까지 합치면 그렇게 작은 기업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