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익공유제 입법 공식화
자율 참여에도 플랫폼 업계 ‘난색’
인센티브는 결국 국민 세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IT기업 협단체를 만나 이익공유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여당은 이익공유제가 자발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며 인센티브를 부여해 상생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업계와 전문가들은 여당의 입법 추진에 비판의 목소리를 낸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플랫폼기업 상생협력을 위한 화상 간담회’를 갖고 장성원 한국핀테크산업협회 사무처장,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등과 대화했다.

이낙연 대표는 이 자리에서 기업에 이익공유제는 자발적인 방식으로 진행되며 참여할 경우 인센티브를 제공해 상생하는 구조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도 "자발적인 상생 사례가 확산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인센티브 제공 등 지원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 조선DB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 조선DB
이에 협단체 대표들은 상생 협력 사례를 공유하며 기업의 노력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핀테크산업협회 관계자는 "핀테크 업권은 아직 수익이 나고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걸 고려해달라는 의견을 전했다"며 "기업이 발전해서 고용 창출을 이뤄내는 게 더 좋은 상생 방안이라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낙연 대표가 자발적인 방식이라고 강조한 것과 달리 더불어민주당이 이익공유제(협력이익공유법) 입법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불거졌다. 여당은 손실보상법, 협력이익공유법, 사회연대기금법 등을 ‘상생연대 3법’으로 묶어 2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업계는 여당이 기업 압박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내다봤다.


플랫폼 업계 한 관계자는 "자발적으로 참여하라고 하지만 입법 카드를 꺼낸 건 사실상 강제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이익공유제가 불합리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코로나19에 따른 이익을 구체적으로 판단하기 쉽지 않을 뿐더러 플랫폼 기업이 코로나19 수혜자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씌울 수 있다는 우려다. 기업의 자발적인 상생 노력을 무시한다는 지적도 있다.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수수료 인하, 기부 등에 앞장섰다.

경제 전문가들도 기업 성장 동력을 해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등 글로벌 기업과 비교하면 국내 플랫폼 경쟁력이 부족한 상황인데 경영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이익공유제를 추진하면 주주 권리를 침해할 소지가 있어 법적 소송까지 번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유효상 숭실대 교수는 "주요 플랫폼 기업의 경우 해외 투자자 비중이 크고 대주주가 외국계 기업인 경우가 다수다"며 "이익공유제를 추진하게 되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악화할 뿐 아니라 최악의 경우 소송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

이익공유제는 정치권의 생색내기라는 비판도 있다. 여당이 인센티브로 기업의 참여를 유도하는데 이 재원은 결국 세금이며, 국민에게 부담이 전가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유 교수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참여하면 인센티브를 준다고 강조하지만 인센티브를 많이 주려면 세금에서 메워야 한다"며 "결국 국민이 부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