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콘텐츠 지원, 사실상 제자리 걸음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1.25 06:00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가 공표한 ‘2021년 방송콘텐츠 제작지원 사업’에 알맹이가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부가 2020년 6월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에서 조성한 기대감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기정통부가 2020년 6월 발표한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 안내문 / 과기정통부
OTT 특화 부문, 사실상 기존사업 재배치

25일 과기정통부 발표에 따르면 2021년 방송프로그램 제작지원 사업에 ‘OTT 특화’ 부문 신설이 눈에 띈다. 하지만 부문만 새롭게 만들었을 뿐, 사업 내막은 과거 2020년 방송콘텐츠 제작지원사업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신설된 OTT 부문에 포함된 ‘크로스미디어 콘텐츠’와 ‘숏폼 콘텐츠’는 2020년 콘텐츠 지원사업에서 ‘해외진출형’ 부문에 포함돼있던 지원사업이다. 단순히 기존사업을 재배치한 것에 가깝다.

지원 사업 설명도 2020년 자료와 비교해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국내 OTT 사업자에게 제작지원사업 참가 ‘자격’을 이제야 명시한 정도다. 과기정통부가 ‘OTT 같은 창의적 콘텐츠’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변화를 반영’ 등 내용을 외친 것에 비하면 미미한 변화다.

국내 OTT 업계는 2020년부터 음악저작권 사용 요율 갈등 등 다양한 규제에 노출됐다. 과기정통부 관계자가 ‘컨소시엄 결성을 통해 OTT외 타 부문 참가도 가능할 수 있다’고 문을 열어놓았지만, 업계 입장에선 정부 부처에게 홀대 받는다는 볼멘 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들 입장에선 정부 지원이 크게 체감되지 않는 수준이다. 양질의 콘텐츠 제작에는 정부 절실하게 필요한데, 정말 K-콘텐츠를 밀어주는지 의문이다"라며 "올해 예산이 5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배 늘었다지만, (과기정통부의 말처럼) 뉴미디어 시장 변화를 감지해 정책을 내놨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지원규모 역시 물음표

제작사에게 돌아가는 최대 지원 규모 역시 도돌이표다. 2020년 대비 지원사업 전체 예산은 늘어났지만, 세부항목별 최대지원금 변화는 없다. 개별 제작사가 활용할 수 있는 최대 예산이 전혀 늘어나지 않았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오히려 제작사가 느낄 체감 지원규모는 줄어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코로나 팬데믹 현상 확산으로 해외 로케이션 비용 등 제작비가 대폭 상승한 상태다. 당장 정부 지원이 시급한 중소사업자 지원도 상한선 2억원을 맴돌고 있는 상황이다.

과기정통부에서 발표한 2021년 방송콘텐츠 제작지원사업 항목별 최대지원금 목록 / IT조선 DB
호기롭게 설립한 ‘신한류 프리미엄’ 지원도 최근 제작비 규모를 감안하면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는 여론이 대세다. 당장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tvn드라마 ‘미스터 선샤인(2018)’ 제작비가 43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더불어 K-콘텐츠 대표 주자 드라마의 경우 제작기간이 대부분 1년 미만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매하게 명시된 최대 지원금 30억원(연간 10억원 최대 3년)을 모두 지원받을 수 있는 제작사는 극히 드물 것으로 전망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제작 과정이나 소요된 제작비를 조사한 뒤, 다음년도 사업에서 최대 지원금과 예산을 증액할 가능성은 있다"며 "더 구체적인 사업 설명은 2월 1일에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민우 인턴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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