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우울증·췌장염·백혈병…기상천외 코로나 치료제

김연지 기자
입력 2021.01.26 06:00 수정 2021.01.26 11:01
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억명에 가까워지는 가운데 코로나19 치료제로 탈바꿈한 기상천외한 의약품이 상용화 준비에 나서고 있다. 췌장염 치료제부터 말라리아, 구충제, 우울증, 백혈병 치료제 등이 의료 현장에서 적용될 후보군으로 줄을 선다. 이들 중 어떤 의약품이 코로나19 치료에 가장 적합할 지에 관심이 고조된다.

/픽사베이
췌장염 치료제, 상반기 의료 현장 적용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약물재창출 코로나19 치료제 중 가장 빨리 현장 적용이 기대되는 약물은 췌장염 치료제로 개발된 종근당의 나파벨탄과 대웅제약 호이스타정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종근당과 대웅제약의 코로나19 치료제 2종을 상반기쯤 상용화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종근당은 나파벨탄 러시아 임상2상에서 중증 환자의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표준치료군에서 질병 진전으로 사망 사례가 4건이 집계된 반면, 나파벨탄 투여군은 사망자가 발생하지 않았다. 종근당은 이를 바탕으로 이달 중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코로나19 치료제 조건부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대웅제약도 종근당과 함께 이달 내 조건부 승인을 신청할 전망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호이스타정의 임상2a상 톱라인 결과 발표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음성으로 전환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지만, 바이러스 제거 속도는 위약군보다 빨랐다"며 1월 중 코로나19 치료제로 출시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현재 호이스타정 2a상의 최종 결과 분석을 진행하면서 2b상과 3상을 병행하고 있다"며 "2a상 분석이 완료되는대로 정부와 협의해 최대한 빨리 승인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말라리아 치료제·구충제는 상반기 효과 확인

말라리아, 구충제, 우울증, 백혈병 치료제 관련 국내외 임상 중간결과 등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나올 예정이다. 이들 중 효과와 관련해 가장 말도 많고 탈이 많으면서도 기대감이 쏠리는 후보군은 말라리아 치료제와 구충제다.

말라리아 치료제의 경우 국내에선 신풍제약이 피라맥스(성분명 피로나리딘 인산염·알테수네이트)의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확인하는 국내 임상2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환자 모집 단계에 있다. 필리핀 임상2·3상도 환자 모집 단계다.

신풍제약은 앞서 감염세포(인비트로) 시험을 통해 피라맥스 주성분인 피로나리딘 인산염과 알테슈네이트가 각각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억제 효과가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글로벌 임상정보 사이트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따르면 국내 임상2상은 오는 4월쯤 중간 지표를 확인하고, 9월쯤엔 최종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필리핀 임상도 오는 9월 결과 도출을 목표하고 있다.

구충제는 암에 이어 코로나19에서도 치료 효과가 있다고 평가되면서 기대감이 쏠리는 후보군이다. 우리나라에선 대웅제약이 니클로사마이드 성분의 코로나19 치료제(DWRX2003)의 국내 임상1상 환자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해외 임상도 순항한다.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따르면 필리핀 임상1상은 이달 29일 종료 예정이다. 호주 임상1상은 6월 종료 목표다. 회사 측은 해외 임상 1상에서의 안전성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 임상2상 계획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부작용 사례가 잇따르는 만큼 최종 결론 및 의료 현장 적용 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브라질에서는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구충제 이버멕틴 등을 복용한 일부 코로나19 환자에게서 부정맥과 간염 같은 부작용이 포착됐다.

우울증·백혈병 치료제도 결과 기대

우울증 치료제로 활용되는 플루복사민(제품명 듀미록스)의 코로나19 치료 효과 임상 결과도 상반기 중 도출될 전망이다. 플루복사민은 선택적 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계열의 항우울제다. 지난해 미국 워싱턴대 의대 연구팀이 경증~중증도 코로나19 환자 150여명을 대상으로 보름간 진행한 임상에서 플루복사민 투여군 중 증상이 악화된 환자가 없었다고 밝히면서 화제를 모았다.

클리니컬트라이얼스에 따르면 현재 서울아산병원 감염내과 교수팀은 임상시험에 참여할 경증 코로나19 환자를 모집 중이다. 약 400여명을 절반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듀미록스를, 다른 그룹에는 위약을 투여하는 연구자 임상시험이다. 오는 5월 31일 중간 결과를 내고 7월 말까지는 최종 결론을 도출한다는 목표다.

일양약품이 백혈병 치료제로 개발한 슈펙트(성분명 라도티닙) 러시아 임상3상은 4월 30일 종료 예정이다. 러시아 임상연구검색플랫폼 클린라인에 따르면 러시아 연구진은 지난해 5월부터 코로나19 감염 환자 180명을 대상으로 슈펙트의 코로나19 치료 효능과 안전성을 평가하는 임상3상을 진행 중이다. 임상 종료 예상일은 4월 30일로 기재돼 있다.

일양약품 관계자는 "아직 임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향후 국내외 보건당국 조건부 승인 신청 여부는 아직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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