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자율등급제, 부처간 핑퐁으로 반 년째 지지부진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1.27 08:35
OTT 자율등급제가 제도 시행 반년을 넘긴 지금도 첫발을 떼지 못한다. 법안 발의 단계부터 이것저것 뒤섞이는 등 ‘정부 부처간 합의’ 장벽을 만났다.

OTT 자율등급제 도입을 예고했던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조성방안’ 설명안/ 과기부
자율등급제도 입법을 처음 발의한 곳은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다. 문체부는 2020년 9월부터 이광재 의원(더불어민주당) 등과 함께 영상진흥기본법(영진법) 전부개정안을 추진했다. 자율등급제도는 영진법 개정안에 포함되면서 빠른 입법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문체부가 추진한 영진법 개정안은 다른 방송관련산업과 함께 다뤄지며 법 통과에 애를 먹는다. 현행 영진법 개정안은 2020년 11월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상정됐으나 위원회 법안소위에 머무른 상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제382회 국회 제 9차 전체회의에서 영진법 개정안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해당 법안에 대한 이견과 법률 간 중복규제를 주요 이유로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며 "관계 부처 의견을 감안한 합의점을 도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자율등급제 도입이 ‘영진법 개정안’과 정부 부처간 엇갈린 법안 발의의 벽에 가로막혔다는 입장이다. 조속히 처리 돼야 할 법안이 부처간 OTT 산업 주도권 경쟁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자율등급제를 왜 영진법에 포함시켜 개정하는지 의문이다"라며 "자율등급제와 규제를 같이 제시했을 뿐더러, 개정안에 대해 다른 부처간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체부 측에서는 2021년 하반기쯤 통과를 예상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현 상황을 보면 처리가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는 상태다"고 덧붙였다.

2021년 1월 26일 기준 OTT관련 정부 부처 간 발의 법안과 진행 상황 / IT조선
현재 방송통신위원회는 문체부와 별개로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 재정을 추진 중이다. 방통위 주도로 OTT 관련 법안을 신설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영진법 개정안에 대해서는 ‘OTT와 기존방송산업을 단순 결합한 내용’이라며 선을 그었다.

방통위 시청각미디어서비스법은 OTT를 비롯해 유료방송사업자(SO), 지상파방송 사업자에 대한 규제와 육성 방안 신설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OTT업계는 방송발전기금 징수, 이용자 보호 관련 규제 신설 등을 우려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문체부에 반대 입장을 보인다. 26일 법제처 심사를 완료한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 때문으로 보인다. ‘OTT사업자를 특수부가통신사업자’로 지정하는 해당 법안은 ‘영진법 전부개정안 제 1장 2조 12항’과 일부 배치되는 개념이다.

영진법 전부개정안 제 1장 2조 12항은 ‘온라인콘텐츠제공업자’ 정의를 담은 조항이다. 문체부는 OTT사업자를 ‘온라인영상콘텐츠를 공급받아 공중 또는 개별계약에 따라 유상으로 제공하는 사업자’로 정리해 법적지위를 부여한다.

방송산업 관련 한 전문가는 "문체부 영진법 개정안은 방송 산업 전체에 깊은 영향을 미치는 법안이라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다"며 "현 상태에서 영진법 개정안 얽힌 문제를 단시간내 해결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문체부에서 자율등급제도만 따로 발의해 처리했다면, 지금보다 빨리 OTT업계에 적용할 수 있었을 것으로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이민우 인턴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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