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이 올해 한국에 선보일 첫 번째 신차로 SUV 티록을 낙점했다. 티록은 브랜드 베스트셀링 SUV 티구안보다 몸집이 작은 콤팩트 SUV다. 최근 국내 시장에서 주력으로 떠오른 소형 SUV 시장을 겨냥한 폭스바겐의 전략적 선택 차량이다.

폭스바겐 티록 / 안효문 기자
폭스바겐 티록 / 안효문 기자
좋은 소형 SUV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합리적인 가격과 감각적인 디자인, 만족도 높은 상품성을 동시에 갖춰야해서다. 차의 크기나 주 소비층을 고려했을 때 가격과 제품성의 절묘한 균형감각이 제품의 성패를 좌우한다. 폭스바겐코리아는 상품성은 유지하면서도 국내 판매가격을 독일보다 최대 1500만원 낮췄다고 설명했다. 서울 양재와 경기도 성남 근교에서 티록의 상품성을 체험했다.

역동성 강조한 감각적인 비례감
디지털 강조한 실내는 무난

티록의 첫인상은 SUV보다 해치백의 인상이 강한 크로스오버(CUV)에 가깝다. 최근 SUV도 쿠페형 지붕선을 비롯한 유선형 디자인을 적극 반영하는 추세다. SUV와 CUV의 명확한 경계를 나누기 어려운 것이 최근 자동차 디자인 추세다. 여기에 폭스바겐의 걸출한 해치백 ‘골프'의 존재 덕분에 티록 역시 SUV보단 키가 좀 큰 해치백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폭스바겐 티록 / 안효문 기자
폭스바겐 티록 / 안효문 기자
차 크기는 길이 4235㎜, 너비 1820㎜, 높이 1575㎜, 휠베이스 2605㎜ 등이다. 실내 공간을 결정짓는 휠베이스가 차 크기에 비해 꽤 넉넉하다. 폭스바겐이 자랑하는 플랫폼 ‘MQB’ 덕분이다. 뒷좌석에도 성인 두 명이 편히 앉아갈 수 있을 정도다. 적재용량은 445리터, 2열 시트를 접으면 1290리터 부피의 짐도 실을 수 있다.

실내는 잔뜩 멋을 부리기보다 실용성을 강조했다. 폭스바겐 최신 MIB3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본사에서 한국 지도 업체와 함께 개발한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무선 충전 및 무선 연결(안드로이드 오토, 애플 카플레이) 기능을 지원한다. 8인치 디스플레이에 표시되는 화면 정보는 국산차에 비해 투박하지만, 손을 좌우로 움직이면 듣고 있는 음악을 다음 곡으로 넘기는 제스처 인식 기능 등 최신 기술을 품었다.

폭스바겐 티록 실내 / 안효문 기자
폭스바겐 티록 실내 / 안효문 기자
전체적인 마감도 고급소재보다 인조가죽과 페브릭,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했다. 시트 조정도 전자식이 아닌 기계식이다. 실용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구성이다.

경쾌한 모습에 어울리는 달리기 실력
스트레스 없는 주행 경험 선사

티록의 파워트레인은 4기통 2.0리터 TDI 디젤 엔진에 7단 DSG 듀얼클러치 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 150마력, 최대 34.7㎏·m의 성능을 내는 조합이다. 연료효율은 복합 리터당 15.1㎞를 인증 받았다.

폭스바겐 티록 엔진룸 / 안효문 기자
폭스바겐 티록 엔진룸 / 안효문 기자
폭스바겐의 2.0리터 TDI 엔진은 일상주행에서 쾌적한 느낌을 선사한다.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 자주 활용하는 엔진 회전수 1750~3000rpm 구간에서 최대토크가 뿜어져나오는 덕분에 제원표상 숫자 이상의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도심에서 차선을 변경하거나, 전용도로 진입 후 가속 시 산뜻한 가속감이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한다.

SUV치고 차고가 낮고 무게중심이 아래로 쏠리다보니 거동이 꽤나 정확하다. 급코너를 돌아나오거나 급히 차선을 변경할 때도 기대했던 것보다 안정감이 있다. 세단이나 해치백에 견줄 바는 아니지만 의도한대로 조향성능이 따라오기 때문에 운전이 쉽고 편하다. 명민하고 다루기 쉬운 몸놀림은 젊은 소비층에게 매력적인 요소다.

폭스바겐 티록 / 폭스바겐코리아
폭스바겐 티록 / 폭스바겐코리아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도 꽤나 충실하다. 스티어링 휠 왼쪽에 배치돼있는 버튼을 간단히 조작하는 것으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활성화할 수 있다. 운전자가 지정한 속도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앞차와의 간격이나 상대속도에 맞춰 부드럽게 차가 가속하고, 전방 추돌경고 및 긴급제동 시스템,
프로액티브 탑승자 보호 시스템, 보행자 모니터링 시스템, 다중 충돌 방지 브레이크, 블라인드 스팟
모니터 및 후방 트래픽 경고 시스템, 파크 파일럿, 피로경고 시스템 등도 전 트림 기본 탑재됐다.

돌처럼 단단한 디자인과 성능
티구안 성공 뒤 이을지 주목

티록(T-Rok)의 차명은 폭스바겐 브랜드의 SUV 라인업을 상징하는 티(T)에 바위를 뜻하는 영단어 록(Rock)의 파생어의 조합이다. 세계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이름을 지었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차종간 경계를 허무는 디자인에 빈틈 없는 달리기 실력, 실용적인 디지털 기반 편의·안전 기능을 단단하게 갖췄다는 의미로 다가왔다.

폭스바겐 티록 / 안효문 기자
폭스바겐 티록 / 안효문 기자
폭스바겐코리아는 티구안으로 거둔 성공을 티록을 통해 재현코자 한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가격정책이 인상적이다. 티록의 국내 판매가격은 3599만2000~4032만8000원이다. 독일 현지 가격보다 1200만~1500만원 저렴하다. 시장 반응이 궁금해진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