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폭스콘, 전기차 OEM 사업 시동
바이두·지리, 전기차 완성차 시장 공략
테슬라, 중국 소비자 겨냥 디자이너 물색
지리 자동차·바이두·폭스콘 등 중화권 거대 자동차·IT 기업이 ‘전기차 굴기’를 목표로 삼각편대를 형성했다. 중국 기업들은 내수 시장을 테슬라 등 외국 기업에 내주지 않기 위해 전략적으로 뭉쳤다.
중국 전기차 시장 규모는 유럽에 견줄 만하다. 글로벌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 급부상 중이다. 중국 기업들은 전기차 글로벌 1위 기업 테슬라에 큰 위협을 가할 수 있는 신흥 강자로 뜬다.
중화권 대표 3개 기업인 지리·바이두·폭스콘이 중국의 ‘전기차 굴기’ 아래 뜻을 같이하고 모였다. 모빌리티·소프트웨어·전자장비 및 OEM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최고의 기업이 힘을 합쳤다. 테슬라를 공통의 적으로 삼고 중국 전기차 시장 주도권 찾기에 나선다.
지리는 ‘중국의 포드’라고 불리는 중국 최대 자동차 기업이다. ‘링크&코’ 등 자체 브랜드를 비롯해, 스웨덴 자동차 기업 볼보(Volvo), 영국 소재 스포츠카 기업인 로터스(Lotus) 같은 굵직한 기업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2020년에는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210만대를 기록해 2019년 대비 159%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바이두는 중국 최대 검색포털 기업으로 ‘중국의 구글’로 불린다. 바이두는 11일 지리와 합작법인 계약에 합의하며 ‘바이두 자동차’라는 이름의 전기차 기업을 설립할 예정이다. 아폴로(Apollo)라는 이름의 자율주행차 기업을 운영하는 등 수준높은 소프트웨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리로부터 공급받은 완성차 제품에 자사 시스템을 삽입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1위 기업, 테슬라에게도 위협
지리·바이두·폭스콘 삼각편대 등장은 테슬라에게도 주목할 위협이다. 3개 기업 모두 중화권 사업에 정통한 기업인데다, 각자 자동차·IT·전장사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했다. 중국 정부가 ‘미래차 굴기’를 선언하고 자국 기업을 지원하는 상황도 테슬라에겐 부담이다.
특히 지리는 바이두·폭스콘 외에도 다른 기업과 협업하며 전기차·미래차 관련기술을 모은다. 19일에는 텐센트와 MOU를 맺고 자율주행 및 스마트 모빌리티 기술을 활용한 합작법인 설립에 나섰다. 25일에는 SK와 수소차 사업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중국시장은 2020년 기준 글로벌 전기차 최대 규모다.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EV볼륨스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중국에서 판매된 전기차는 133만7000대쯤이다. 2020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324만대 중 40% 이상을 차지한다. 유럽 시장 비율이 43%쯤인 것을 고려하면, 중국 시장 영향력이 대륙 한 개 시장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민우 인턴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