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기존 산업과 ICT 기술 융합은 시대적 트렌드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은 기업의 비즈니스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클라우드 시장 강자는 아마존, MS,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었지만, 최근 토종 기업이 손잡고 세 확장에 나섰다. 클라우드 원팀, 포털 기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조선미디어그룹의 IT전문 매체 IT조선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 ‘한국의 SaaS 기업’ 기획을 진행한다. 민간은 물론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서 활약 중인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위상과 미래 비전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베스핀글로벌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을 바라보는 스타트업이지만, 국내외 클라우드 업계에서는 내로라하는 업체로 꼽힌다. 베스핀글로벌은 아시아 클라우드 기업 중 유일하게 가트너 매직 쿼드런트 ‘리더’ 그룹에 등재되기도 했다. 리더로 등재되기 위해서는 수준 높은 프로페셔널 서비스(PS), 매니지드 서비스(MSP)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 클라우드 플랫폼의 기능을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해야 한다. 또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능력도 입증해야 한다. 전 세계 10개 기업만 ‘리더'로 등재돼 있는데, 여기에 베스핀글로벌이 속한 셈이다.

베스핀글로벌은 한국을 넘어 글로벌 SaaS 시장을 바라본다. 특히 기업간거래(B2B) SaaS시장에서 기회를 엿본다.

정현석 베스핀글로벌 상무 / 베스핀글로벌
정현석 베스핀글로벌 상무 / 베스핀글로벌
28일 서울 서초구 베스핀글로벌 본사에서 IT조선과 만난 정현석 상무는 베스핀글로벌이 국내에서 가장 많은 SaaS 프로젝트 경험을 갖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베스핀글로벌에서 프로덕트 매니저그룹장과 섹옵스(클라우드 보안상품) 본부장을 맡고 있다.

정 상무는 "B2B SaaS는 성장할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며 "한국에서 우리가 가진 SaaS 점유율은 사실 얼마 되지 않기에 중국과 중동 등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굉장히 많은 업체들이 SaaS를 만들고 있지만,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CMP) 분야에서는 베스핀글로벌이 거의 독보적이라 자부한다"며 "이름만 들어도 알법한 유수의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으며, 계속해서 자체 SaaS 상품들을 출시하고 있고, 4월에도 국내에 없는 새로운 툴을 선보일 예정이다"고 말했다.

베스핀글로벌은 5년전부터 B2B SaaS를 미래먹거리로 낙점하고 상품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물이 바로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옵스나우’다. 옵스나우는 클라우드 통합 리소스 관리부터, 비용 최적화, 모니터링 및 장애 인시던트에 대한 통합 관리 등 클라우드 운영 전반에 걸친 가시성과 자동화 기능을 통한 통합 관리를 제공한다.

정 상무는 "옵스나우 개발에 300억원쯤을 투자했는데, 제품 개발에 이렇게 투자한 기업은 국내에 없을 것이다"며 "베스핀글로벌이 클라우드 프론티어(개척자)의 길을 가고 있는 셈이다"고 말했다.

비용절감 자신감

고객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꺼리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비용의 ‘변동성' 때문이다. 기존에는 IT예산이 고정비용이지만, 클라우드를 적용하면 예산이 유동적이다 보니 재무 예측이 어렵다. 하지만 베스핀글로벌은 비용 관리 거버넌스 자체를 바꾸는 방식으로 비용절감을 꾀한다.

옵스나우 플랫폼을 설명 중인 정현석 베스핀글로벌 상무 / 류은주 기자
옵스나우 플랫폼을 설명 중인 정현석 베스핀글로벌 상무 / 류은주 기자
정 상무는 "베스핀글로벌의 경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비용을 예측해 저렴하게 선구매를 해버린다"며 "이 밖에 다양한 기술을 활용해 비용절감 전문성을 확보했으며, 옵스나우나 핀옵스 같은 제품을 쓰면 비용절감 노하우를 함께 제공하는데, 기본적으로 30%는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툴 사용 비용을 비용 절감으로 상쇄하는 셈이다.

이어 그는 "베스핀 글로벌만의 비용절감 철학이 있는데, 이삿짐을 옮기듯이 그냥 디지털 전환을 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목표에 맞게끔 다양한 방법론에 따라 클라우드를 적용한다"며 "만약 비용절감이 고객의 목표라 하더라도 수많은 성공과 실패사례 끝에 얻어낸 수십가지의 (비용절감)항목 중 고객에 맞는 방법을 제시하며, 성공률은 90%이상이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아미'로 무장

베스핀글로벌은 다양한 기업들과 함께 클라우드 생태계를 키우고, 토종 플랫폼을 기반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미국보다는 중국과 동남아, 유럽 등 아직 클라우드 기반이 약한 해외 지역을 타깃으로 한다. 옵스나우는 중국과 중동 지역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향후 2025년까지 10만 고객사에 공급하는 것이 목표다.

2020년부터 코로나19가 불러온 재택근무 문화로 인해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2021년 매출 전망도 밝다. 우리나라 정부에서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입문턱을 낮춘 것도 베스핀글로벌엔 호재다. 2020년 EBS와 한국학술정보원 온라인 개학 클라우드 운영과 관리를 베스핀글로벌에서 담당했다.

베스핀글로벌은 클라우드 업계에서 선두주자 역할을 하기 위해 인재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정 상무는 "경쟁력있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직원들의 교육을 매우 중시한다"며 "주요 클라우드 벤더별 MSP 컴피턴시 취득 수도 베스핀글로벌이 압도적이다"고 말했다. 컴피턴시는 클라우드 벤더들이 전문성을 갖춘 파트너사에 수여하는 일종의 자격증이다.

실제로 베스핀글로벌은 아시아 지역에서 최다 클라우드 인증 자격을 보유한 서비스관리제공사(MSP)기도 하다. 개발자뿐만 아니라 사무직인 비서들도 관련 자격증을 보유할 정도다. 이한주 대표는 클라우드 ‘아미(ARMY)’를 강조한다고 한다.

정 상무는 "직원들은 일주일에 2시간 이상 교육을 받아야 하고, 시험도 보고 에세이도 쓰게 한다"며 "클라우드를 모르고 들어온 직원들도 클라우드 전문가로 키우고 있으며, 다양한 기술지식 응축해서 업무에 활용할 수 있게끔 가르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을 실행하면서 얻은 결과물을 우리 회사만 갖는 것이 아니라 고객사 파트너들과 공유한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전환에 있어서 중요한 것을 ‘파트너십'으로 꼽았다. 정 상무는 "디지털 전환에 실패하는 이유는 디지털에 대해 잘 모르는 회사가 계획을 잡고 실행을 했기 때문이다"며 "디지털 전환은 디지털을 잘 아는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다"고 강조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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