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상공회의소 회장단이 1일 만장일치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차기 서울상의 겸 대한상의 회장으로 추대했다.

최 회장은 23일 서울상의 의원총회에서 서울상의 회장으로 최종 선출된 후 3월 24일 대한상의 의원총회에서 공식적으로 대한상의 회장으로 선출될 예정이다. 3월부터 향후 3년간 대한상의 회장으로 활동한다.

최태원 회장은 서울상의 회장으로 단독 추대에 대해 "추대에 감사드린다"며 "상의와 국가 경제를 위해 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최태원 SK 회장 / SK그룹
최태원 SK 회장 / SK그룹
1일 회의에는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 이인용 삼성전자 사장, 공영운 현대차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등 서울상의 회장단 13명이 참석했다. 박 회장은 "최 회장은 평소 환경이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는 분이기에 현시점에 더없이 적합한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중소기업부터 대기업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종합경제단체로 전국 73개 지방상공회의소가 있고 회원사는 18만개에 달한다.

재계는 최 회장의 추대로 대한상의의 위상이 높아질 것이란 기대가 커진다. 4대 그룹 총수가 처음 대한상의를 이끌면서 재계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이란 관측이 있어서다.

지난해 상법, 공정거래법, 금융그룹감독법 등 경제3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등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재계에서는 어느 때보다 크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경제단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상황이다.

상의 내부에서는 최 회장이 최근 4대 그룹 총수들의 공식·비공식 모임을 주도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중심 경영·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꾸준히 강조해 왔다는 점에서 차기 회장으로 적합하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기업, 중견기업, 중소기업 등 전국 18만개 회원사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에는 주요 그룹만 있는 게 아니라 중견·중소기업이 대부분인데, ESG 경영에 이들이 현실적으로 동참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라며 "최 회장이 ESG 경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대한상의를 통해 힘이 실릴지, 걸림돌이 될지는 예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룹의 경영 공백이 우려된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한상의 회장직을 소화하면서 그룹 총수직과 병행하기에 물리적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SK수펙스추구협의회를 통한 시스템 경영이 그룹 내 이미 뿌리를 내리고 있어 경영 공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내부에서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회장은 수원 출생으로 신일고, 고려대 물리학과, 美 시카고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선경에 입사 후 1998년부터 현재까지 SK회장을 맡고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