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고신용자 대출은 억제하고 중저신용자 대출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해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는 0.34%p 올린다. 또 올해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규모는 확대하고 신상품을 출시한다.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내부 전경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판교 오피스 내부 전경 /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는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최고의 편의성과 경쟁력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고객은 금융이 필요할 때 가장 먼저 카카오뱅크를 떠올리게 하고 싶다"며 "특히 올해는 대출 상품 부문에서 금융 포용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중저신용자 대출 부문 혁신 강화

카카오뱅크는 우선 중금리·중저신용자 대출 확대를 위해 공급 규모를 늘린다. 반면 고신용자의 최저금리는 올려 규모를 축소해 억제키로 했다. 이를 위해 민간중금리 대출 상품인 '중신용대출'의 금리는 최대 0.60%p 내리기로 하는 한편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상품의 최저금리는 0.34%p 올린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 신용대출 최고 한도를 1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 확대에 나선다. 카카오뱅크 자체 신용에 기반한 중저신용자 전용 상품을 내놓는다. 카카오뱅크는 "이 상품을 통한 대출 공급 규모는 현재 미정이나 기존 중금리 대출 상품 공급액보다 훨씬 클 전망이다"고 했다.

카카오뱅크는 2019년 이후 지난해까지 연 평균 1조2000억원 가량의 중금리 대출(사잇돌 및 민간중금리대출 포함)을 공급했다. 윤호영 대표는 "중금리‧중저신용자에 대한 구체적인 대출 규모는 금융시장 여건, 건전성 및 리스크관리 현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및 금융이력부족자(Thin Filer)를 위한 새로운 신용평가시스템(CSS)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3년간의 사잇돌대출과 민간중금리 대출 운영 경험에서 쌓은 데이터와 노하우에 카카오 공동체가 보유한 금융·비금융 데이터를 결합하여 CSS 개발 및 고도화를 진행 중이다.

기업대출 상품도 선보인다. 중소벤처기업부, 신용보증재단중앙회와 함께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 상품을 하반기 목표로 개발 중이다.

‘카뱅 퍼스트' 전략…비대면 기술 역량 강화

카카오뱅크는 올해 플랫폼 비즈니스 부분을 더 강화한다. 연계대출, 증권계좌개설서비스, 신용카드모집 대행 등은 제휴 회사를 확대할 계획이며 제휴 연계 26주적금은 더 다양한 파트너사와 협력할 예정이다. 윤 대표는 "카카오뱅크 내부에서는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이 검토‧논의되고 있다"며 "계획보다 더 많은 상품과 서비스들이 올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기술(Tech) 부문의 역량도 확대한다. 실명 확인을 위한 신분증 촬영 및 인식, 비대면으로 제출한 서류에 대한 자동 인식과 심사 평가 프로세스 연결 등 비대면 기술 역량 고도화를 진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편리한 최상의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다.

지난해 정부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은 ‘금융기술연구소’는 올해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연구소는 망분리 적용 예외 환경 속에서 핀테크·테크핀 기업과의 협업 기회를 모색하고 인공지능, 보안, 비대면 기술 개발에 중점을 둘 계획이다.

올해 트래픽 증가, 수수료 부문 흑자 전환

카카오뱅크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실적도 밝혔다. 지난해 2020년 잠정 당기순이익은 1136억원을 기록했다. 대출 자산 증가에 따른 이자 부문의 수익이 증가했다. 증권계좌개설 신청서비스, 신용카드모집대행, 연계대출 등의 고른 성장에 따른 수수료 수익이 대규모 ATM 비용을 넘어서면서 수수료 부문도 연간 기준으로 첫 흑자를 냈다. 수수료 부문 순익은 68억원, 순이자손익은 4080억원이다.

순이자마진은(NIM)은 1.68%, 연체율은 0.22%였다. 총 자산은 26조6500억원으로 전년대비 3조9260억원 가량 증가했다. 자본은 전년 말 1조6787억원에서 1조원 규모 증자 영향 등으로 2조7970억원으로 늘었다. 2020년말 BIS비율은 20.03%이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