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는 2020년 ‘르누아르(라이젠 4000 시리즈)’ CPU에 이어 선보인 ‘세잔(라이젠 5000 시리즈)’ CPU를 앞세워 인텔이 주도하는 노트북 시장 공략에 나선다.

리사 수 AMD CEO는 1월 열린 CES 2021 기조 연설에서 "라이젠 5000시리즈는 인텔 최상위 프로세서인 코어i9-10980HK와 비교했을 때 싱글 스레드 기준으로 시네벤치 R20에서 13% 더 빨랐고 패스마크 기준으로도 35% 성능이 좋았다"고 밝혔다.

2일 인텔코리아 한 관계자는 "AMD가 실사용과 크게 관계가 없는 시네벤치 수치를 기준으로 삼은 점과 아직 세잔 제품을 구해 사용해 본 적이 없다는 점에서 뭐라 언급할 것이 없지만, 모든 경쟁은 존중한다"고 말했다.

AMD 최신 CPU ‘세잔'
AMD 최신 CPU ‘세잔'
AMD는 2020년 7나노(㎚) 공정으로 처음 제작한 노트북용 르누아르 CPU를 선보였다. 노트북에도 최대 8코어, 16스레드에 달하는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며 인텔 CPU 중심의 노트북 시장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실적으로 연결됐다. AMD는 2020년 4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매출(32억4000만달러 : 3조5800억원)과 영업이익(5억7000만달러 : 6300억원)이 전년 동기와 비교했을 때 각각 53%, 64% 증가했다.

2020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7억6300만달러(10조7600억원)와 13억6900만달러(1조51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45%, 117%씩 증가했다.

PC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 제조사들이 AMD CPU를 탑재한 노트북 출시에 적극적이지 않았는데, 이는 인텔과 오랜 협력 관계를 이어왔다는 점과 시스템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고 봤기 때문이다"며 "하지만 AMD 르누아르 탑재 노트북이 호평을 받으며 상황이 달라졌으며, AMD 신작 세잔을 탑재한 노트북도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주요 노트북 제조사들은 세잔 CPU를 탑재한 신작을 연이어 국내에 선보인다. 에이서(Acer)는 AMD 세잔 CPU를 탑재한 노트북 ‘아스파이어(Aspire) 5’와 ‘니트로(Nitro) 5’를 3월 초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레노버는 차세대 게이밍 노트북 리전 시리즈에 AMD 라이젠 5000 시리즈 모바일 프로세서를 탑재해 상반기 중 국내에 내놓는다.

인텔은 AMD의 파상 공세에 물러서지 않는다. 인텔 11세대 코어H 시리즈를 CES 2021에서 발표하고 1분기 내에 해당 CPU를 탑재한 신작을 선보인다. 11세대 코어H 시리즈는 최대 5㎓의 부스트 클럭과 8코어, 16스레드의 성능을 지녔다. 동일 코어와 스레드에 4.8㎓ 부스트 클럭을 지닌 AMD 세잔과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인텔코리아 관계자는 "인텔은 보급형부터 프리미엄 제품군까지 커버가 가능한 다양한 CPU 제품군을 보유했고, 생태계를 이루는 기업들과 오랜 파트너십을 형성해왔다"며 "가장 많은 유저가 선택해 사용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실제로 두 제품을 사용한 유저들의 평가를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