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창사 이래 최초로 2조원 매출 달성에 성공했다. 회사는 향후 서구권을 포함한 해외 시장과 콘솔 플랫폼 등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엔씨는 5일 실적발표·컨퍼런스 콜에서 2020년 연간 매출액 2조4162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대비 42%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72% 늘어난 824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엔씨소프트 실적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굳건히 1·2위를 차지하는 ‘리니지M·2M’가 견인했다. 2020년 리니지M과 리니지2M의 매출은 각각 8287억원, 8496억원으로 나타났다. 두 게임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9.4%에 달한다.

특히 리니지2M 출시는 회사 모바일게임 연간 매출 72%를 늘렸다. 이장욱 엔씨 IR실장(전무)은 "리니지2M 출시 이후에도 리니지M에 의한 매출잠식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엔씨는 리니지2M으로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모바일 시장 확대를 견인했다"고 말했다.

리니지2M은 또 4분기 출시 이후 처음으로 분기 매출을 반등시켰다. 이 실장은 "출시 이후 처음으로 매출이 늘어난 것은 값진 성과로, 최근 진행한 1주년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리텐션을 비롯한 각종 지표가 상승했다"며 "향후 견조한 매출 창출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PC 온라인 게임 연간매출은 ▲리니지 1757억원 ▲리니지2 1045억원 ▲아이온 456억원 ▲블레이드앤소울 722억원 ▲길드워2 612억원이다. 이 실장은 "아이온 클래식 서버를 선보이자 충성고객이 몰리면서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3% 늘었다"며 "이는 PC MMORPG 시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트릭스터M 이미지 / 엔씨소프트
트릭스터M 이미지 / 엔씨소프트
엔씨는 올해 대만과 일본을 시작으로 리니지2M을 해외에 선보일 계획이다. 다른 게임도 서구권까지 확장할 예정이다. 1분기 내에는 트릭스터M을 출시한다. 기존 자사 라인업보다 훨씬 캐주얼한 게임성을 담아 더 넓은 이용자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9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하는 블소2는 향후 가능하다면 해외 시장에 출시할 것도 고려 중이다.

차세대 콘솔 기기에 출시할 AAA급 콘솔게임을 다수 개발 중이다. 이 실장은 "경쟁을 유발하는 네트워크게임 시장 수요는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기 때문에 MMORPG 장르에 대한 확장을 콘솔에서도 꾀할 것이다. 하지만 MMORPG 외에도 다양한 장르 게임도 개발 중이다"며 "콘솔게임은 2022년 특정 시점부터는 빠르게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장욱 실장은 최근 출시한 K팝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유니버스’의 ‘기술력’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는 "유니버스는 다소 낯설 수 있어 시장에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면서도 "게임에서처럼 초기 이용자 요구를 반영해 서비스를 안정화하고 개선하면 차별적인 경쟁력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엔씨 4분기 매출은 5613억원, 영업이익은 1567억원이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5%, 11% 늘어난 수치다. 연간 지역별 매출은 한국 2조130억원, 북미·유럽 944억원, 일본 548억원, 대만 359억원이다. 로열티 매출은 2180억원이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