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 민족차별중 관행적 차별을 미시적으로 규명한 책. 강경상고를 무대로 입학부터 재학, 졸업, 취업, 승진까지 차별을 추적. 조선족동포, 이주민, 탈북민에 대한 관행적 차별을 성찰하게 하는 연구.
정연태 가톨릭대 교수가 ‘식민지 민족차별의 일상사’(푸른역사)를 출간했습니다.
정연태 교수의 연구 방법이 독특합니다.
우선 정교수는 일제 강점기 강경상업학교(강상)에 현미경 초점을 맞췄습니다.
강상을 거쳐간 조선인 학생과 재한 일본인 학생 1489명의 학적부, 동창회보 등 기초 자료를 확보한 다음 이를 데이터베이스에 담았습니다.
정교수는 데이터베이스를 분석하고 또 대면 조사를 통해 식민지 조선에서 관행적 민족차별이 어떻게 일상화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밝혔습니다.
‘만약 일제 강점기 시절에 태어났다면". 식민지 소재 소설이나 영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면 끔찍한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 주권 국가에 태어나 평생을 살고 있는 현실에 감사합니다.
정교수의 문제의식은 ‘우리 한국인’이라는 관점을 넘어서려는 것입니다. 일제 식민지 치하 조선인이 당했던 관행적 차별이 특수한 것이 아니라고 봅니다.
즉, 그는 현재 이주노동자, 탈북민, 조선족 등 한반도에 새로 들어온 구성원에 대한 관행적 차별이 일제하 차별과 무엇이 다르냐고 묻습니다.
1.민족 억압, 민족 수탈, 민족 차별, 민족성 말살 4대 지표는 식민지 민족 문제의 본질을 보여주는 지표다. 또 자명한 전제로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식민지 수탈론자의 민족주의적 역사인식이 근대사 인식을 주도했다. 또 식민지 근대화론자 탈근대론자 연구에서는 역 편향성이 나타났다.
2.일제 본국과 식민지 한국 사이 법적 차별이 주목되었다. 참정권을 인정받지 못하였고 의무교육 제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다. 재한 일본인과 한국인 사이에 자행된 민족 차별 연구도 진행되었다.
하지만 민족 차별 문제를 전면적, 본격적으로 해부하는 연구는 별로 많지 않다.
3.전통 사회의 신분차별은 약화되면서도 청산되지 않았다. 학력 차별은 민족 차별과 함께 근대에 새롭게 등장해 일제강점기에 전면화한 것이다. 학력이 공공 민간에서 선발과 배치의 지표가 되었다.
4.튀니지 출신 프랑스 학자 알베르 멤미(Albert Memmi)의 차별주의론에서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식민지배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피지배 민족과의 차별 차이를 강조한다. 차이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차이를 날조까지 한다.
지배민족의 우수성과 피지배 민족의 열등성으로 민족 위계화가 이뤄진다. 일시적,부분적, 국부적 차이가 민족 전체화, 역사 보편화, 대상 일반화가 된다.
5.법적 차별, 구조적 차별, 관행적 차별 등 세가지 차별 가운데 관행적 차별을 주목하고, 그 차별이 일상화되는 기제로서 민족 차별적 법과 구조와 의식의 문제를 검토하고자 한다. 법적 차별은 완화 조정 과정을 거쳤던 반면 구조적,관행적 민족 차별을 지속되었다.
6.구조적 차별은 계기나 양상은 관행적 민족차별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료하고 단순한 편이라 할 수 있다. 관행적 차별은 공적 사적 영역 모두에서 지배민족이라는 이유만으로 피지배민족에 대한 경멸 시선, 무시 태도, 모욕적인 언행,배제와 차별대우, 구타와 경멸 폭력으로 표현되었다.
7.1920년 이후 중등학교 상업학교에서 나타난 식민지 민족 차별의 양상 구조와 특징을 규명하고자 한다. 법적 차별이 노골화되기 어려웠던 강경상업고등학교를 선택,입학 취업 직종 직위 변화까지 차별을 미시적으로 분석하였다.
8.한국인 623명, 일본인 269명, 중퇴생 포함해 1489명을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분석하였고, 학적부와 동창회 명부도 분석하였다. 교사 배척 동맹 휴학 유형별로 분석하고, 실태까지 파악하였다.
9.일본인 교사 포함하여 재한 일본인의 내면세계를 지배하던 민족 차별의식이 어떻게 형성, 체계화 되었고 어떤 특성을 지녔는지를 검토하였다.
10.’한국인-사회-민족=피해자’라는 구도에서 민족 차별 문제를 밝히는데 그치지 않았다.
구도가 역전된 오늘날 한국 사회의 ‘오래된 미래’를 발견하고 조선족 동포, 탈북민, 이주노동자, 결혼이민자 등에 대한 차별을 성찰하는 사감을 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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