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도용한 계정 금지…근본적인 해결책 아냐

하순명 기자
입력 2021.02.08 18:35 수정 2021.02.08 21:25
소셜 미디어의 인기 계정이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이에 대한 탈취 방법이 괴롭힘과 협박 등으로 악화되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은 부적절하게 사용되는 계정 금지에 나섰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뉴욕타임즈 등 외신은 인스타그램이 도용한 계정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계정 금지시켰다고 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인스타그램은 이를 위해 트위터, 틱톡을 비롯한 다른 소셜 미디어 플랫폼과 협력한다고도 밝혔다.


댓글 경고 기능과 제한 기능 / 인스타그램
@킬러 @병 @기적과 같은 키워드는 짧지만 강렬한 인상으로, 활용도가 좋아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다. 이런 계정 대부분은 얼리 어답터가 선점한 경우가 많은데, 특히 이런 계정이 도용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계정 금지 조치는 이들 계정이 판매, 거래되는 1차 포럼인 오그유저스(ogusers)에 대한 수개월간의 조사 결과로 단행됐다. 오그유저스는 지난해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등 유명인사들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친 거대한 트위터 해킹이 조직된 포럼이기도 하다.

인스타그램 측은 탈취한 계정이 4만달러(약 4500만원)에 판매되고 있으면, 몇년동안 지속됐다고 봤다. 게다가 거래되는 계정이 해킹, 강탈, 협박, 괴롭힘에 의한 정황을 포착했다.

기업가인 아제이 폰디체리(Ajay Pondicherry)는 계정 탈취 표적이 되어 수년 동안 구타를 동반한 거래 제안을 받았지만, 계정을 지켰다고 밝혔다. 폰디체리씨는 자신의 이메일 계정이 잠긴 것을 발견했는데 알고보니 심 스왑(SIM swap)을 당했다는 것. 심 스왑은 통신사에 휴대폰 분실을 핑계로 심을 교체 요청한 후 개인 계정을 장악하는 방식으로 해커들이 선호하는 방법이다. 2019년 트위터 최고 경영자인 잭 도시의 트위터 계정을 탈취할 때도 이 방법이 사용됐다.

최근 계정 탈취 방법은 괴롭힘과 협박의 성격을 띠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따르면, 이번에 금지된 계정 배후에 있는 사람들 중 일부는 인스타그램의 소유주들에게 폭행, 복수 포르노, 폭력 위협을 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hugeplateofketchup8이라는 밈 계정의 관리자 잭슨 와이머(Jackson Weimer)는 온라인에서 이런 종류의 행동을 하는 수백 명의 사람들을 만났다고 말했다. 와이머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폭력적인 관행을 고발한 글을 올린 후, 괴롭힘을 당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부모님을 강간하고 죽이고 싶다는 협박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괴롭힘을 한 이들은 자신을 타깃으로 한 계정을 만들어 마치 그가 올린 것처럼 그에 대한 거짓 글을 꾸며 올리기까지 했다고 덧붙였다.

인스타그램은 9명의 사이버 범죄자가 수백개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무단 압수한 배후에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계정 금지에는 이 9명의 사용자뿐만 암호화된 메시징 앱인 오그유저와 텔레그램의 계정 구매 및 판매를 조정한 중개자들도 포함됐다고 밝혔다. 중개자들 중 상당수가 10대들을 포함한 젊은이들이다.

뉴욕 랭원 헬스 아동청소년 정신의학 임상 조교수인 아르젤린다 바로니(Argelinda Baroni)는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검증받고, 멋지게 보이고 싶어 한다"며 "아이들은 이런 지위를 얻기 위해 매우 위험한 짓을 한다"고 설명했다.

와이머씨는 인스타그램의 계정 금지가 악용을 막는 좋은 첫 단계이긴 하지만, 더 깊은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젊은 사용자들은 단지 플랫폼에서 돈을 벌기를 원한다는 게 그 이유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젊은이들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잃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것만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점이다.

해커이자 보안 훈련과 전문 ‘소셜 프루프 시큐리티’의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첼 토백은 "코로나19로 경제적 어려움이 증가하면서 미성년자들이 이와 같은 사이버 범죄에 빠지고 있다"며 사회적 문제임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정 도용과 계정 취득 방법이 급격한 증가를 감지한 인스타그램은 2020년에 틱톡, 트위터와 협력해 플랫폼 전반에 걸친 계정을 식별하기 시작했다.

틱톡 관계자는 성명에서 "최근 부적절하게 사용되던 틱톡 사용자 이름을 회수했다"며 "외부와의 협력을 통해 악의적 행위자들보다 앞서 부적절한 행동을 막겠다"라고 밝혔다. 트위터는 페이스북과 함께 조작과 스팸에 대한 플랫폼의 정책을 위반한 사용자를 적발해 금지조치 했다.

인스타그램은 계정 도난 배후에 있는 개인들에게 계정 중단에 대한 통보 내용을 보내고 있으며, 범죄행위 관련자들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 현지 사법기관과 협력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앞서 서비스 약관 위반으로 밈 계정을 금지한 바 있다. 전자 상거래 및 미디어 회사인 다크밈(Dank Memes)의 부사장인 윌 다에스(Will Dyess)는 계정을 훔치려는 시도가 완전히 가라앉을지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와이머씨는 "인스타그램이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다른 방식으로 수익을 올릴 수 없도록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돈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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