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스톱 사태'가 주가조작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유명 공매도 기관들이 해당 주식에 공매도를 건 사실이 알려지자, 개인투자자들이 공매도 기관과의 '전쟁'을 선포하며 게임스톱 주식을 매입해 주가를 방어했다.

게임스톱의 주가는 2주 만에 20달러(2만2000원)에서 483달러(53만4000원)로 수직 상승했다가 현재 다시 50달러대(5만원대)로 추락한 상태다.

11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법무부와 샌프란시스코 연방지방검찰청은 게임스톱 주식 광풍의 진원지가 된 증권 거래사와 소셜미디어 회사로부터 관련 활동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검찰은 개인투자자들이 게임스톱 등의 주식 거래에 이용한 로빈후드 마켓 등 일부 온라인 증권사들에 소환장을 보내 자료 제출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게임스톱 사태는 공매도와의 싸움에서 개인투자자가 이긴 것으로 큰 화제를 모으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소셜미디어를 통한 주가 조작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WSJ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들은 몇몇 개미들이 레딧 게시판 등을 통해 이른바 '펌프 앤드 덤프'로 불리는 일종의 시세 조작에 가담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펌프 앤드 덤프란 헐값에 사들인 주식에 대한 거짓 정보를 온라인에 퍼뜨려 주가를 띄운 뒤 해당 주식을 팔아 차익을 얻는 불법 거래를 말한다.

검찰과 규제 당국은 증권사들이 사용하는 데이터를 통해 누가 실제로 게임스톱 주식을 사고 팔았는지를 우선 파악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거래 내역을 파악하더라도 소셜미디어에 관련 글을 올린 게시자와 대조하는 작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레딧에서는 대부분의 이용자가 익명으로 글을 올리기 때문이다.

만약 소수의 핵심 인물이 게임스톱 집단 매수를 선동한 것으로 조사될 경우 이번 사태는 주가조작 사건으로 비화할 전망이다. 다만 소량을 거래했거나 '헤지펀드와의 전쟁'에 참전한다고 믿었던 사람들을 기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증권 전문 변호사들은 설명했다.

법무부와 검찰 외에 증권거래위원회(SEC)도 게임스톱과 관련해 시세조작 등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를 들여다보고 있다.

WSJ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게임스톱과 마찬가지로 레딧 토론방을 통한 개인투자자들의 은 선물과 은 ETF(상장지수펀드) 집중 매수 행위를 조사 중이라고 전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