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봉 5천' 폭탄에 흔들리는 중소 게임개발사

오시영 기자
입력 2021.02.17 06:00 수정 2021.02.17 10:22
실적 저하로 인력 유출 심화 우려

2020년 연간 실적 발표가 잇따르는 가운데, 게임사 간 희비가 엇갈린다.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등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3N은 연매출 8조 시대를 열며 축제 분위기다. 반면 일부 중견·중소게임사는 실적 보릿고개를 겪는다. 여기에 최근 넥슨과 넷마블 등이 직원 연봉을 일괄 상향 조정하면서 중소게임사는 인력난까지 합한 이중고를 겪게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월 21일 출시 직후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5위에 오른 쿠키런 킹덤 / 데브시스터즈
"빈익빈 부익부"…3N이 전체 게임사 매출 절반 차지

16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 규모별로 매출 온도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 게임 시장 규모가 17조원쯤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3N)의 연간 매출액 합은 8조316억원으로 전체의 47%를 차지한다.

반면 중소 게임사는 보릿고개를 겪고 있다. 매출은 늘었지만 실속은 크지 않다. 일례로 위메이드와 데브시스터즈는 2020년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위메이드의 경우 지난해 영업손실은 128억원이다. 신작 ‘미르4’ 출시로 매출은 늘었으나 마케팅 비용 등 광고선전비가 늘면서 오히려 손실 폭이 37.7% 확대되면서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데브시스터즈 역시 만년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 2020년에도 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2분기부터 2020년 4분기까지 2020년 1분기 딱 1번을 제외하면 전부 영업손실이다. 네시삼십삼분의 자회사인 썸에이지 역시 4년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 중이다. 이 탓에 15일에는 관리종목지정우려로 주권매매 거래가 잠시 정지되기도 했다.

관련업계는 대형 게임사와 중견·중소게임사 격차가 점점 벌어지는 상황을 우려한다. ‘허리’ 역할을 할 게임사가 없기 때문이다. 특히 규모에 따른 게임사 별 양극화는 업계 고질병 중 하나로 꼽히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는 "게임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탓에 리니지 같이 하드코어 게이머를 노린 게임이 장악하고 있다"며 "크래프톤, 펄어비스 정도의 중견게임사가 아니라면 대부분의 중소게임사는 코로나 수혜에서 벗어났다"고 분석했다.

인재 양극화에 이중고 우려

여기에 인력난까지 더한 이중고 우려도 나온다. 대형 게임사가 최근 전직원 연봉을 대폭 늘리면서다. 대형 게임사가 잇따라 연봉을 인상하면서 중소 게임사에는 우수한 인재가 유입되기 어려워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기업이 연봉을 올린 것은 절대 나쁜 일은 아니지만, 연봉을 올릴 여력이 없는 중소게임사 입장에서는 인재를 확보하고 잡아두는 것이 훨씬 어렵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위 학회장은 "과거에는 삼성, LG 등 대기업이 ‘초기 훈련장’ 같은 역할을 했다"며 "우수한 인재가 대기업에서 경력을 쌓고 중소기업에서 역량을 발휘했다. 대기업이 비용을 지불한 셈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최근 게임 업계는 양극화 탓에 중소게임사에서 몇년쯤 훈련한 인력이 거꾸로 경력을 포기하면서까지 대기업 신입사원 경쟁에 뛰어드는 기형적 구조를 보인다"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향후 중소게임사가 점점 살아남기 어려운 환경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위메이드·데브시스터즈·썸에이지, 올해 턴어라운드 위한 ‘무기’ 준비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들 기업은 올해 실적 턴어라운드가 절실하다. 특히 썸에이지의 경우는 5년 연속으로 영업 손실을 낼 경우 상장폐지 요건에 해당하므로 올해 반드시 반등해야만 한다.

이에 이들 기업은 올해를 실적 반등 적기로 낙점하고 저마다 ‘결정적 한방’을 준비 중이다.

썸에이지, 데브시스터즈, 위메이드 로고 / 각 사 제공
위메이드는 지난해 11월 출시한 미르4에 기대를 건다. 미르4가 출시된 4분기에 최대 매출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또 회사 대표작인 미르의 전설2의 플레이 경험을 모바일 플랫폼으로 계승한 신작 ‘미르M’ 출시해 적자를 탈출한다는 계획이다. 해외 실적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위메이드는 올해 미르4를 중국, 대만 등 해외 시장에 선보인다. 특히 중국은 미르 지식재산권(IP)의 진원지로 꼽히는 만큼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데브시스터즈 역시 올해는 과거와 실적이 분명 다를 것이라고 자신한다. 2019년 서비스 5년 차에 접어든 ‘쿠키런 오븐브레이크’가 분전하면서 영업손실 폭을 72.9% 축소한데다 연간 매출은 2배쯤 늘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1월 21일 출시한 쿠키런 킹덤이 단숨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5위에 오르며 장기 흥행의 발판을 닦았다는 분석이다.

데브시스터즈 관계자는 "실적 턴어라운드에 더해 중장기 발전 동력, 기업 가치 도약할 수 있는 기반 마련이 목표다"라며 "쿠키런 킹덤이 좋은 성적을 내는 상황에서 올해 선보일 쿠키런 오븐스매쉬(가제), 세이프 하우스 실적을 더해 도약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썸에이지 역시 올해 신작 2종(데카론M, 크로우즈)을 선보이고 실적을 개선하겠다는 각오다.

오시영 기자 highssa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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