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평가로 일관됐던 통신주에 볕이 든다. 5세대(5G)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 증가와 신사업 확대 등의 예상 실적 호재가 올해 이통사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당 확대도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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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동통신 및 증권 업계에 따르면 최근 KT 주가가 상승세를 보인다. KT는 이달 들어 점진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하다 16일을 기점으로 상승 폭을 키웠다. KT는 16일 전일 대비 7.49% 오른 2만65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17일 역시 소폭 상승세를 유지하며 2만6650원으로 전일 대비 100원 오른 거래를 마쳤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각각 16일부터 회복세를 보인다. SK텔레콤은 16일 주가가 전일 대비 2.03% 상승한 데 이어 17일도 0.80% 상승한 종가 25만3000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는 16일 1.61% 상승에 이어 17일 0.40% 상승해 1만27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KT보다 상승 폭이 작지만 통신주로 함께 묶여 시장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새해 이통 3사 주가 상승률은 5~10% 수준이다.

통신주가 상승세를 기록하는 배경엔 실적 기대감이 있다. 증권 업계는 과거 이통 3사의 5G 가입자 전망치가 실제 결과와 달랐던 점, ARPU가 시장 기대를 충족하지 못했던 점 등을 들어 통신주 전망에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반면 올해는 5G 가입자 수 증가에 힘입은 ARPU 확대 등이 예상된다. 5G 사업에서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국내 출시되는 스마트폰의 87%가 5G 단말이다. 이통 3사가 각각 경쟁적으로 가격을 낮춘 5G 요금제를 선보이며 5G 가입자 수가 전년 대비 더 빨리 증가할 전망이다. 이통 3사는 2020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예상 5G 가입자 수를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이기도 했다. SK텔레콤의 경우 5G 누적 가입자 900만명을 내다본다.

증권가는 이통사가 주가 가치를 높이려면 탈통신 사업을 추진하고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는데, 이통3사는 이를 구체화 중이다.

이통 3사는 2020년 탈통신 사업에서 성과를 보였다. SK텔레콤은 뉴 정보통신기술(ICT) 사업이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의 24%를 차지할 만큼 키웠다. KT의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부문 성장률은 전체 사업 영역 중 가장 높은 11.8% 였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신성장 중심의 사업 개편이 본격화하면서 올해 역시 포트폴리오 변화가 예견된다. 김영진 KT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IT·통신 산업 역량을 높이면서 신성장 사업에 집중해 금융, 미디어, 콘텐츠 등 성장 산업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통 3사의 2020년 영업이익과 2021년 예상 영업이익 그래프 / IT조선 (자료: 에프엔가이드, 증권사 컨센서스)
이통 3사의 2020년 영업이익과 2021년 예상 영업이익 그래프 / IT조선 (자료: 에프엔가이드, 증권사 컨센서스)
올해 예상되는 배당 확대도 눈여겨볼 요소다. 삼성증권과 대신증권 등 증권 업체들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까지 포함해 올해 이통 3사가 자사주 매입과 함께 배당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한다. 배당 확대에 따른 주가 상승이 예견되는 이유다. KT가 16일 다른 이통사 대비 주가 상승 폭이 두드러졌던 이유 중 하나 역시 배당 확대였다. KT는 9일 보통주 한 주당 1350원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현금 배당 계획을 밝힌 바 있다.

LG유플러스의 경우 화웨이 장비 사용에 따른 시장 우려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우려가 줄었다. 화웨이와 삼성전자 장비 간 연동에 성공한 덕분이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월 "서서히 화웨이 우려가 제거될 것으로 본다"며 "미국이 기존 화웨이 장비 철거를 명령할 가능성이 희박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감안하면 화웨이 장비가 삼성 장비보다 월등히 싸다고 보기 어렵다. 장비 간 매칭 문제가 없다면 추가적인 리스크가 없다"고 평가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이통 3사의 올해 영업이익 가이던스(실적 전망)는 SK텔레콤이 1조4359억원, KT는 1조3593억원, LG유플러스는 1조180억원이다. 3사 모두 지난해보다 실적이 향상된다. 2020년 SK텔레콤은 1조3493억원, KT는 1조1841억원, LG유플러스는 886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