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통법 손대는 방통위, 분리공시제 '타당'

김평화 기자
입력 2021.02.18 20:24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단말기 지원금 분리공시제 도입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통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일정 금액의 지원금을 받는데, 분리공시제는 해당 지원금을 제조사와 이통사 중가 얼마를 주는지 알려주는 제도다. 기존에 이동통신단말기 유통구조개선에 관한 법(단통법)은 지원금의 총액만 공시하도록 했다. 방통위는 분리공시제 도입 시 제조사의 단말기 공급 가격이 인하될 것으로 기대한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분리공시제 도입 여부에 대한 질의에 타당하다고 밝혔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왼쪽)이 윤영찬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모습 / 국회 의사중계시스템
윤 의원은 단말기 분리공시제가 국내 단말 제조 업계 특성으로 인해 불법 장려금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윤 의원은 "우리나라 단말기 제조업자는 두 곳이지만, LG전자가 단말기를 안 만들면 향후 삼성전자 하나밖에 남지 않는다"며 "제조사가 지급하는 지원금을 공개할 경우 (부담감 때문에) 지원금을 줄이는 대신 판매업체에 대한 장려금을 오히려 늘릴 수 있고, 불법 지원금 문제가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방통위원장은 윤 의원의 질의에 "부작용이나 문제점, 우려 사항은 계속 제기가 됐던 문제다"며 "원칙적으로 도입이 타당하다는 생각이고,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문제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정부가 대리점에 지급하는 판매장려금 관련 기준을 제시하지 않다 보니 단말 유통 업계 내에서 차별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영세 대리점은 판매장려금에서 차별 받는 상황이 벌어진다"며 "이동통신유통협회도 소상공인 유통망을 말살하는 차별적 장려금 제도를 시정하라고 방통위에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방통위원장은 판매장려금 기준 마련과 관련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놨다.

그는 "개인에게 지급하는 지원금 차별은 방통위가 관여할 수 있는 사항이지만, 장려금은 판매자에 대한 수수료 내지는 보너스 개념이다 보니 어디까지 규제할 수 있는지 고민해야 한다"며 "(장려금 차별은) 본질적으로 막을 순 없고, 장려금 지급 기준을 투명화하고 유통점별 차별 지급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과도한 차별 방지를 위해 방통위가 의지를 갖고 법령이나 고시로 일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양정숙 의원(무소속)은 단말기 완전 자급제의 빠른 시행을 요구했다. 완전 자급제란 단말기 구매처와 개통처의 분리를 의미한다. 현재는 이통사 대리점이나 판매점 등을 통해 휴대전화를 구입하지만, 완전자급제가 도입되면 일반 상점에서 단말기를 구매한 후 이통사를 방문해 통신서비스에 가입해야 한다.

한 위원장은 완전 자급제가 자칫 통신사 대리점 및 판매점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기에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말기 완전 자급제가 시행되면 기존 통신사 대리점과 판매점 등에 지급되던 수수료와 판매장려금 등이 사라진다.

그는 "전면적인 자급제 시행은 또 다른 부작용이 있을 것 같다"며 "시행되더라도 보폭을 가지고 차분하게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17일 진행된 과방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완전 자급제가 확산하는 방향으로 노력은 하겠지만 당장 강제로 할 생각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방통위가 불법보조금을 지급하는 업체를 단속 중이지만, 실질적인 문제 개선은 되지 않는다고 짚었다. 음성화한 보조금을 제도권으로 데려오기 위해 보조금 하한선을 정한 후 추가적인 보조금 지급 여부를 업계 자율에 맡겨야 하는 것 아니냐고 제안했다.

한 위원장은 "이동통신 보조금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며 "의견 수렴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단통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냐고 묻는 김 의원 질의에는 "맞다"고 긍정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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