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이 연내 전기차 생산 계획을 밝혔다. 폭스콘이 ‘애플카’로 불리는 애플 자율주행 전기차 생산까지 맡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일(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이날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021년 4분기에 경량 전기차 2종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스콘 사옥 / 폭스콘
폭스콘 사옥 / 폭스콘
류 회장은 비슷한 시점에 자사의 전기차 제작 지원 플랫폼(MIH)을 이용한 전기버스도 생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MIH 플랫폼은 규격화한 부품을 조립해 전기차를 만드는 모듈식 제작 플랫폼이다. 아이폰을 조립하는 방식과 비슷하다. 그는 2020년 10월 MIH를 선보이는 행사에서 2025년까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차지하겠다는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폭스콘은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회사다. 자동차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1월 중국 완성차 기업 지리(Geely)와 50대 50 비율로 출자한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합작회사는 향후 고객사 주문을 받아 완성차, 자동차 부품, 자동차 스마트 제어 시스템 등을 제작·납품한다. 애플의 주문을 받아 아이폰을 조립·생산하는 것처럼 전기차 조립을 주문받아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류 회장은 "지리와 합작법인은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미국 패러데이퓨처 등 회사들과 전기차와 관련해 논의 중이다"라며 "2023년부터는 우리 그룹 전체의 매출에 전기차 관련 사업이 의미있는 비중을 차지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류 회장은 애플이 추진하는 전기차 사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양사의 관계를 고려할 때 애플카를 주문생산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류 회장은 최근 반도체칩 부족 현상에 대해 "주요 고객사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이다"라며 "부족 현상이 1분기를 넘기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