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의약품안전처 검증 자문단이 화이자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코미나티주’의 국내 사용 허가를 권고했다. 청소년과 65세 이상 고령자를 포함한 전 연령군에서 95% 이상의 예방효과를 나타내면서다.

김상봉 식약처 국장은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이 전날 진행한 회의 결과를 23일 발표했다. 검증 자문단의 자문은 코로나 백신을 허가하기에 앞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다.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장/ KTV 갈무리
김상봉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장/ KTV 갈무리
검증 자문단은 미국과 독일 등 6개국에서 수행된 다국가 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효과성을 평가했다. 임상 대상자 4만3448명 중 65세 이상의 고령자는 21.9%(8018명)에 달했다.

자문단은 백신 예방효과가 약 95%로 충분하다고 봤다. 고령자와 기저질환자를 포함해도 94% 이상의 예방효과를 냈다. 투여 일주일 내 확진된 피시험자 비율은 백신군 1만8198명 중 8명, 식염수를 투여한 위약군 1만8325명 중 162명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났다. 다만 중증의 코로나19 예방에 대해선 전체 발생 건수가 적어 통계적 의미는 없었다.

백신을 맞은 이들은 모두 항체가(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 역가)가 4배 이상 증가했다. 바이러스 감염성을 중화해 예방효과를 유도하는 중화항체 역가도 모두 4배 이상 증가했다.

백신 이상사례는 ▲주사 부위 통증(84.1%) ▲부종(10.5%) ▲발작(9.5%)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대부분 1~2일내 없어졌다. ▲피로(62.9%) ▲두통(55.1%) ▲근육통(38.3%) ▲오한(31.9%) ▲관절통(23.6%) ▲발열(14.2%) 등과 같은 전신 반응도 나타났지만 대부분 경증 정도에 그쳤다. 중증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항원·항체 면역 반응에 따른 급격한 전신 반응)는 임상 기간에는 보고되지 않았다.
자문단은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안전성 프로파일(경향성)은 허용할 만한 수준으로 판단한다"면서도 "과거 아나필락시스를 앓은 병력이 있는 사람은 접종 후 신중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자문단은 특히 16~17세 청소년에게도 이 백신을 투여할 수 있다고 봤다. 이들을 대상으로 예방효과와 안전성을 평가한 결과 백신군과 대조군에서 모두 감염사례가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중대한 약물 이상 반응도 관찰되지 않았다.

김 국장은 "16~17세 청소년의 면역 반응이 성인과 다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미국을 비롯한 다수 국가에서 16세 이상에서도 화이자 백신 접종을 허가한 점을 고려해 16세 이상에 대한 허가가 타당하다"고 밝혔다.
한편 2차 자문단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 회의는 오는 25일 열려 이튿날인 26일 결과가 공개된다. 식약처는 3중 자문을 거쳐 다음달 초 백신의 허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