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PC 500만 시대를 대하는 자세

김동진 기자
입력 2021.03.02 06:00
모처럼 PC 시장에 활기가 돈다. 비대면 수요를 타고 반짝 특수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던 PC 인기가 날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발표 자료를 보면, 2020년 국내 PC 출하량은 526만대로 2019년 대비 15.7% 늘었다. 글로벌 PC 시장의 성장률인 12.9%보다 한국이 더 확장했다.

PC 출하량이 500만대를 넘어선 것은 2013년 이후 7년 만의 일이다. 특히 가정 내 컴퓨팅 디바이스 수요가 크게 늘면서 데스크톱 비중이 29.9%로 확대됐다. 시장 침체로 공공 조달시장 위주로 제품을 공급하던 중소 데스크톱PC 업체에도 활로가 열린 셈이다.

모처럼 시장에 훈풍이 불지만,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불안 요소도 있다. 세계적으로 급증한 반도체 수요로 인해 나타난 부품 품귀 현상이다. 해당 현상의 여파는 PC업계에까지 영향을 준다.

PC 시장 활성화를 이어가기 위해서 불안 요소에 대비해야 한다. 핵심 부품인 그래픽카드와 패널, 저장장치 공급 부족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물량을 확보하고 공급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 지난해 수요 감소를 이유로 재고 확보에 소극적이었던 자동차 업체들이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겪고 있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소비자가 PC제품에 관심을 둘 요소를 다양하게 배치해야 한다. 최신 CPU와 그래픽카드 수급이 어렵다면, 가성비 높은 전작을 라인업에 함께 배치해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신작 가격대가 내려오기를 기다리다 지친 소비자들이 다른 제품으로 눈길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피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홈엔터테인먼트 활용을 도울 패키지를 묶음 상품으로 구성해 판매하는 방식도 PC 활용가치를 높이는 방안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도 대비해야 한다. 과거 PC시장 침체의 근본적인 원인은 휴대성 제한이었다. 일체형과 미니 PC, 1㎏ 미만 노트북과 폴더블 제품 등 혁신적인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외국계 기업 또는 대기업에 한정된 움직임이다. 사실상 조달시장에 의지해 무거운 데스크톱 위주로 제품을 꾸린 중소 PC 업체들은 이번 특수를 발판 삼아 혁신을 시도해야 한다. 다시 없을 기회를 살려야 한다.

7년 만에 찾아온 PC 출하 ‘500만 시대’ 개막을 기회로 침체됐던 시장의 활로를 열어야 한다. 코로나19는 종식되더라도 PC업계에 부는 긍정적인 기회는 이어가기 위해 철저한 대비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김동진 기자 communicati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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