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2020년 유럽 스마트폰 시장서 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화웨이 부재를 틈타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가 시장을 빠르게 차지하며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진다.

2019년과 2020년 유럽 스마트폰 판매량 지표와 제조사별 점유율 순위표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019년과 2020년 유럽 스마트폰 판매량 지표와 제조사별 점유율 순위표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2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발표한 유럽 스마트폰 시장 보고서를 보면, 2020년 유럽 시장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수는 총 1억8590만대다. 2019년 2억1610만대 대비 14%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악화가 소비자 구매 심리를 위축시킨 탓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32%(5980만대)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전년 대비 판매량은 12% 줄었고 점유율은 1%포인트 올랐다.

2위는 22% 점유율을 기록한 애플이다. 애플은 지난해 4130만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판매량이 1% 감소했다. 다만 점유율은 2019년(19%) 대비 3%포인트 높였다.

3위부터 5위까지는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가 차지했다. 3위는 샤오미(14%), 4위는 화웨이(12%), 5위는 오포(4%)다. 화웨이가 미 정부 제재 여파로 2020년 전년 대비 43% 하락한 2290만대의 판매량을 보인 반면 샤오미와 오포는 각각 90%, 82% 판매량 상승을 보이며 화웨이 부재를 채우는 모습을 보였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유럽 스마트폰 시장 부진에도 판매 하락세가 크진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S20 시리즈의 판매 부진 등으로 화웨이 부재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다수 경쟁사 참여로 시장이 과열된 영향도 있었다. 애플이 지난해 첫 5G 지원 모델인 아이폰12 시리즈를 선보이면서 5G 프리미엄 독점이 끊겼다는 평가도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한 관계자는 "샤오미는 (화웨이 부재로) 2020년 유럽 시장에서 3번째로 규모가 큰 OEM 업체가 됐고,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서 실적이 호조세를 보이며 점유율이 크게 상승했다"며 "앞으로 프랑스와 독일, 영국 등과 같은 프리미엄 시장에서도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