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한국 중소상공인(SME)의 글로벌 진출 선봉장 역할을 자처했다. SME 해외 진출과 성장을 지원하면서 네이버 역시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2일 온라인으로 ‘네이버 밋업’을 개최하고 프로젝트 꽃의 5주년 성과와 앞으로의 계획을 공개했다. 프로젝트 꽃은 SME와 창작자의 창업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앞서 네이버는 2016년 4월 1만 창업을 목표로 프로젝트 꽃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SME가 네이버를 통해 온라인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였다.

한 대표는 "프로젝트 꽃을 운영한 5년 동안 온라인 창업자는 40만명을 넘어섰다"며 "이들 중에는 브랜드 수준으로 성장해 독자적인 사업 영역을 확보한 사업자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SME의 브랜드화와 해외 진출 방안을 만들어 또 다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거란 기대 속에 프로젝트 2.0을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프로젝트 꽃 2.0은 다양한 물류 솔루션을 제공해 SME의 규모의 성장을 돕고 더 나아가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 네이버
한성숙 네이버 대표 / 네이버
맞춤 물류 서비스…쿠팡과의 속도 경쟁 대신 차별화

네이버는 프로젝트 꽃 2.0에서 CJ대한통운과 협력을 가시화한다. 물류 서비스 강화가 핵심이다. 앞서 한 대표는 작년 3분기 실적발표 당시 "쇼핑·결제에서 물류로 이어지는 흐름에 완결성을 더하기 위해 CJ 측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우선 빠른배송을 본격화한다. ‘내일 도착’과 같은 빠른배송 상품군을 확대하고 산지직송 생산자들의 물류 품질 관리와 브랜딩까지 지원할 수 있는 대형 프레시센터와 협업 모델을 구축한다. 맞춤 물류 서비스를 위해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업도 확대한다.

이는 쿠팡 ‘로켓배송’과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이외에도 자사가 보유한 데이터와 기술력을 활용해 물류 단계별 알림 서비스를 정교화하고 ‘친환경 물류’를 강화하는 방안을 CJ대한통운과 논의 중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에 들어와 있는 40만 사업자들이 원하는 물류 방식이 다 다르기 때문에 사업자가 각자의 브랜드를 가지고 스토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며 "당장 쿠팡처럼 빠른 배송을 전면 도입하거나 이런 구조는 아니다"고 했다.

동대문 패션 日 시장으로

네이버의 물류 서비스 강화는 글로벌 진출과 맞닿아있다. 우선 동대문 패션 시장의 일본 진출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쟁력을 가진 브랜드를 발굴하는 한편 네이버 기술력으로 패션 분야 물류 체계를 혁신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네이버가 투자한 패션 스타트업 브랜디, 신상마켓 등과의 협업을 본격화한다.

한 대표는 "재고확보, 데이터화 등 진행해야 하는 부분이 많다. 스타트업과 협력해 동대문에 스마트한 물류 체계를 만드는 걸 논의하고 있다"며 "올해는 글로벌 진출에 앞서 선행돼야 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시기며, 글로벌로 상품을 파는 구조를 형성한 뒤 Z홀딩스 등과의 협력으로 한국 브랜드를 해외에 소개해나갈 것이다"고 했다.

글로벌 투자로 몸집 키운다

네이버는 중고거래 시장도 눈여겨보고 있다. 향후 스마트스토어 사업자의 진출 가능성이 높은 영역이란 판단에서다. 이같은 차원에서 해외 중고거래 플랫폼 왈라팝, 캐러셀 등에 투자를 이어왔다. 향후 국내 사업자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또 하나의 발판이 될 것이란 기대다.

한 대표는 "왈라팝이나 캐러셀은 C2C 차원에서의 투자로 국내 서비스 출시보다는 글로벌 진출을 염두했다"며 "중고 거래 플랫폼은 성장 단계에 따라 쇼핑 사업자의 진입이 활발해지는 거라서 이 과정에서 네이버가 가진 툴을 활용한다거나 하는 가능성이 열려 있다. 논의할 부분이 많을 것 같고 왈라팝 같은 경우 아시아 시장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협력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네이버는 R&D 투자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연간 매출의 25% 이상을 투자하는 방안을 유지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네이버가 글로벌 플랫폼으로 갈 수 있는 원천기술 확보하고 온·오프라인 사업자, 브랜드, 대기업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는 사업자의 성장을 도우려면 R&D 투자를 25% 이상 유지해야 한다"며 "네이버가 기술경쟁력 갖춘 회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할 예정이다"고 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