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차 올라탄 삼성·LG, 전장 주도권 경쟁 시동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3.04 06:00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동차 전장(전자장비부품) 부문에서 의미있는 인수합병(M&A) 및 투자를 이어간다. 미래 먹거리인 전장 사업의 주도권 잡기 경쟁을 펼친다.

삼성전자는 2035년 1350조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자율주행차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역량을 키운다. 최근 전장사업 수장 교체 및 M&A를 통해 사업 강화 전략을 보다 구체화했다.

LG전자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사와 손잡고 글로벌 전장 톱티어로 성장한다는 목표다. 차량용 조명시스템과 인포테인먼트 플랫폼에서도 성장 동력을 발굴한다.

하만이 사바리를 인수한다는 내용을 담은 장표 / 사바리 홈페이지
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전장사업 자회사인 하만은 2월 26일 미국의 자율주행차 관련 스타트업 사바리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인수금액은 알려지지 않았다.

사바리는 2011년 설립한 V2X 개발업체다. V2X는 자동차가 유·무선망을 통해 다른 차량과 모바일 기기, 도로 등 사물과 정보를 교환하는 기술이다. 신호등과 같은 교통 인프라와 전방 교통 상황 정보를 차량에 전달하는 자율주행차 인프라의 중요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하만의 사바리 인수는 자율주행차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으로 분석된다. 사바리는 하만에서 커넥티드카와 자동차용 오디오 사업 등을 담당하는 ‘오토모티브 사업부’로 통합될 예정이다.

하만은 차량용 오디오에 강점이 있지만 최근 자동차 텔레매틱스(무선인터넷 서비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5세대(5G) 이동통신을 활용한 에지컴퓨팅 등 자율주행차 관련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삼성전자와 하만의 전장기업 M&A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월 삼성전자는 "3년 내 대규모 M&A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2020년 말 정기인사에서 전장사업팀장을 교체했다. 미래전략실, 사업지원TF 등에서 근무하며 하만 인수에 관여한 이승욱 부사장을 선임했다. 전장사업 수장 교체 후 사업 재정비와 강화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사바리 인수로 이어졌다.

칩 설계, 파운드리 등 삼성전자의 기존 인프라와 전장이 시너지를 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세공정 파운드리 경쟁력을 앞세워 2019년 아우디 소형 세단 A4에 자동차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 오토’를 공급한 바 있다. 테슬라에는 ‘미디어 컨트롤 유닛(MCU)’에 탑재될 반도체 칩 공급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마그나 합작법인 이미지 / LG전자
LG전자는 7월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마그나인터내셔널과 손잡고 합작 법인 ‘LG마그나이파워트레인(가칭)’을 출범한다. LG전자가 신설회사를 물적분할하면 마그나가 지분 49%를 인수하는 방식이다.

전장업계는 2021년 LG와 마그나의 합작법인 매출이 5000억원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다. LG전자는 1월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합작 법인은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을 기대한다"며 "2024년부터 전장 사업 전체 매출의 10%가 마그나와의 시너지 효과로 발생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LG전자가 2018년 인수한 차량용 조명업체 ZKW는 앞으로 3년간 주문량을 조기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에는 역대 최대인 10조원 이상의 수주를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2020년 말 전장사업 전체 수주잔고 60조원 중 20%는 ZKW가 차지한다. 2020년 매출은 10억3000만유로(1조4000억원)으로 4년 연속 10억유로를 넘는 매출을 올렸다.

4월에는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강화를 위해 룩소프트와 조인트벤처 ‘알루토’를 설립한다. 알루토는 LG전자가 개발한 웹OS 오토 플랫폼을 기반으로 헤드유닛과 대시보드(자동차 계기판), 뒷자석 모니터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공급할 예정이다. 양사는 LG전자의 소프트웨어 개발 역량과 룩소프트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능력, 글로벌 영업채널 등 각 사의 강점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LG전자는 최근 중국 난징공장 라인 증설을 통해 전장부품 경쟁력을 강화에 나섰다. 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중국 장쑤성 난징시에 위치한 공장에 21억위안(3640억원)을 투자해 전기차용 모터, 인버터, 탑재형 충전기, 전기 주행 시스템 등을 생산하는 핵심 부품 라인을 증설할 것으로 알려졌다.

난징에는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LG에너지솔루션과 차량용 디스플레이를 만드는 LG디스플레이 법인과 생산시설이 있다. LG그룹의 전장사업을 주도하는 3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

LG전자는 이를 통해 VS사업본부 매출이 매년 15%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전기차 부품 시장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VS사업본부는 하반기를 기점으로 흑자전환 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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