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배달 라이더와 쿠팡이츠의 힘 겨루기는 쿠팡의 판정승으로 마무리됐다. 배달원 단체 라이더유니온은 쿠팡이츠 기본 배달료 2500원이 실질적인 배달운임 하락이라며 2일 배달거부 등 단체행동에 나섰다. 하지만 쿠팡은 1만원의 피크타임 보너스를 제시하는 등 일시적인 라이더 부족 문제에 대응 중이다. 단체행동 측의 힘이 빠지는 셈이다.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 / 쿠팡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 / 쿠팡
라이더유니온은 쿠팡이츠가 기본 배달 운임을 기존 3100원에서 2500원으로 600원 인하한데 반발해 2일 단체행동에 나섰다. 조합원 450명이 2일 하루동안 쿠팡이츠 배달을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라이더유니온 측은 기본 배달료가 600원 줄어들면 월간 20만원쯤의 수익이 줄어든다며 쿠팡의 배달운임 하락이 다른 배달 플랫폼 운임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쿠팡이츠는 라이더유니온의 단체행동에도 불구하고 평상시대로 배달 수요를 소화해 냈다. 3일 쿠팡이츠 한 관계자는 "2일 라이더유니온이 단체행동을 벌였지만 평상시와 다름없이 배달 수요를 처리했다"라고 밝혔다.

배달 플랫폼 업계는 라이더유니온의 단체행동을 무마시킨 원동력이 ‘1만원 프로모션 운임'에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쿠팡이츠는 2일 배달 파트너들에게 발송한 문자를 통해 저녁 피크타임(18~18시59분)에 서울 지역에서 배달하면 1만원의 보너스 운임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번 배달 운임 개편이 기본 배달료 인하가 아닌 운임 범주를 확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먼거리를 배달하는 라이더에게 그만큼 더 많은 보상을 하겠다는 것이다.

쿠팡이츠 한 관계자는 "먼거리 배달을 기피하는 라이더들이 많아 거리별 할증을 최대 1만원 추가지급하는 방향으로 기본 배달료를 개편했다"며 "배달거리에 따라 실질적인 보상을 주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쿠팡에 따르면 개편된 배달 운임은 기본 배달료를 기준으로 최소 2500원부터 최대 1만6000까지로 범위가 넓어졌다. 여기에 배달수요 상황에 따라 추가 지급하는 프로모션 운임 1만원까지 더하면 라이더는 배달 건당 2만6000원쯤의 운임을 받게되는 셈이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같은 거리를 기준으로 볼때 개편 전과 개편 후 배달운임 차이는 없다"며 "평균 기본 운임은 7000원 수준이다. 라이더유니온이 최저 기본료 2500원을 문제삼고 있지만, 아무도 그 운임으로 배달하려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배달 라이더와 쿠팡 간의 힘겨루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라이더 입장에서는 먼거리 한 번을 배달하는 것 보다 짧은거리를 여러 번 배달하는 것이 더 이익이기 때문이다. 업계에 따르면 라이더들 사이에서 먼거리 배달은 ‘유배 배달’로 부를만큼 기피 대상이다.

배달 플랫폼 한 관계자는 "라이더들은 먼거리를 한탕 뛰는 것보다 가까운 곳을 여러차례 배달하는 것이 돈을 더번다고 생각한다"며 "라이더들의 배달비 삭감 주장은 결국 현실적인 수익 문제가 출발점이다"라고 분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