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미니발광다이오드(LED) TV인 ‘네오 QLED’ 판매가격이 시장 예상보다 높게 책정되면서 LG전자 OLED TV가 반사이익을 누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OLED TV는 그동안 QLED 대비 가격이 비싸 대중화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 만큼은 가격 대결에서 해볼만 하다.

7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20년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31.9%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2019년 처음 시장 점유율(30.9%) 30%를 넘긴 후 2020년에도 1%포인트 상승한 역대 최고 점유율을 달성했다. 반면 LG전자의 2020년 시장 점유율은 16.5%로 2019년(16.3%) 대비 소폭 상승에 그쳤다.

2021년형 LG 올레드 TV C시리즈 라인업 / LG전자
2021년형 LG 올레드 TV C시리즈 라인업 / LG전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3월 자사 2021년 TV 신제품 라인업을 각각 공개했다. 삼성전자가 네오 QLED를 기존 제품에서 한단계 더 진화한 제품이라며 가격대를 높인 반면, LG전자는 OLED 대세화를 위해 2020년 대비 가격을 20% 가까이 낮춘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3일 글로벌 출시된 네오 QLED 8K 제품 가격은 85인치 1380만∼1930만원(이하 국내가격), 75인치 889만~1380만원, 65인치 589만원 등이다. 4K 제품은 229만~959만원 수준이다.

LG전자는 1일 2021년형 LG OLED TV 라인업을 공개했다. 65인치 제품 기준 G시리즈 가격은 460만원, C시리즈 410만원, B시리즈 380만원이다. 2020년 대비 가격은 G시리즈는 17.8%, C시리즈는 18%, B시리즈는 19.1%쯤 인하됐다.

특히 LG OLED C시리즈(410만원)와 B시리즈(380만원)는 같은 4K 65인치 제품인 삼성전자 4K QNA90 시리즈 65인치(404만원), 4K QNA85 시리즈 65인치(374만원) 대비 비슷하거나 일부 저렴하다.

해당 가격대는 국내 시장 기준이다. 미국에서는 분위기가 다를 수 있다. 삼성전자는 미국 시장에서 네오 QLED를 국내 시장 대비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가격을 책정했다. LG전자는 아직까지 미국 홈페이지에 2021년형 OLED TV 판매 정보를 올리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종전 크기 대비 40분의1로 작아진(높이 기준) ‘퀀텀 미니 LED’를 광원으로 적용한 네오 QLED가 충분히 OLED TV와 경쟁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인다. 3일 서울 서초구 삼성딜라이트에서 비교 시연에서도 네오 QLED는 명암비와 블랙 디테일을 구현해 어둠 속 작은 물체의 움직임까지 선명하게 보이지만, 타사 OLED TV에선 어둠에 잠겨서 잘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OLED TV를 R(롤러블), G(갤러리), Z(8K 초고화질), C(표준), A(보급형), B(보급형) 등 6개 라인, 총 18개 모델로 출시하며 대중화에 승부수를 던졌다. OLED TV 출시 이후 최다 모델 수다. 70인치 이상 초대형 모델도 2020년 7개에서 2021년 11개로 늘렸다.

2020년 LG OLED TV 출하량은 204만7000대를 기록했다. 특히 OLED TV의 평균판매단가(ASP)는 2000달러(222만원)에 가까워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LG전자 관계자는 "지금까지 OLED TV 시장에서 ASP가 200만원 이상이면서 출하량 200만대를 넘긴 것은 LG OLED TV가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옴디아는 2021년 OLED TV 시장을 지난해 대비 60% 이상 늘어난 560만대 규모로 전망했다. 가전업계는 LG전자가 이 중 300만대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LCD 기반 미니LED TV가 비싸진 반면 LG전자 OLED TV는 성능은 높이면서 가격은 저렴해지는 추세다"라며 "LG전자의 마케팅 전략에 따라 올해는 OLED TV가 대중화 원년을 맞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