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와인 수입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홈술족 증가와 중저가 와인 다양화가 와인 소비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주류업계는 물론 유통업계도 와인 수입에 나서는 등 국내 와인 소비량을 당분간 증가세를 보일 전망이다.

관세청은 최근 2020년 국내 와인 수입량이 전년 대비 24.4% 증가한 5만4127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거래금액은 전년 대비 27.3% 늘어난 3억3000만달러(3717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란 설명이다.

국내 와인 소비가 늘면서 하이트진로와 롯데칠성음료 등 주류업체도 수입 와인 품목을 늘리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도 와인 품목과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주류업계는 와인 판매량 상승이 중저가 와인 증가에 있다고 분석했다. 유통업계가 소비자들이 손쉽게 지갑을 열 수 있도록 값싼 와인을 다양하게 수입한 것이 전체 와인 판매를 이끌었다는 것이다.

중저가 가성비 와인. / 홈플러스
중저가 가성비 와인. / 홈플러스
중저가 와인의 주요 소비처는 마트와 편의점이다. 주택가를 중심으로 세력을 확장 중인 편의점 이마트24의 경우, 2020년 170만병 이상 와인을 판매해 전년 대비 2.9배(190%) 이상 판매성장을 기록했다. 올해 1월과 2월도 전년 동기 대비 3배에 해당하는 209% 판매 성장세를 보였다.

김지웅 이마트24 일반식품팀장은 "편의점에서도 좋은 와인을 싸게 구입할 수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마트에서는 지난해 와인이 맥주 매출을 넘어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이마트 2020년 와인 판매 비중은 27.7%로 같은 기간 25.2%를 기록한 국산 맥주를 누르고 1위 자리에 올라섰다. 소주는 17.1%로 3위를, 수입 맥주는 15.9%로 4위를 기록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와인은 수입 맥주와 비슷한 19.8% 판매 비중을 보였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2020년 와인 판매가 전년 대비 53.4% 증가했다.

홈플러스에 따르면 올해 1월 와인 카테고리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5% 높아졌다. 2월 1일부터 8일까지는 전년 동기 대비 63% 급증했다.

한우성 홈플러스 차주류팀 바이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홈술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대형마트에서 와인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합리적인 가격에 좋은 품질을 갖춘 다양한 와인을 계속 선보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