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의 다양한 괴물을 만날 수 있는 책, 곽재식의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을 소개합니다.
곽재식은 최근 ‘유퀴즈 온더 블럭’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괴물’에 진심인 사람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공학박사지만, 괴물을 주제로 글을 쓰고 있는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2007년 부터 한국 옛 기록속의 괴물에 관한 소재를 수집했으며, 약 280개의 한국 토종 괴물을 발굴해냈습니다.
이 책은 괴물에 대한 단순한 기록 너머를 보여줍니다. 괴물이 기록된 시대상과 기록한 사람의 신분, 저자의 상상력을 덧붙여 풍부하고 세밀하게 괴물을 이해하도록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백성들의 입을 통해 전해진 괴물, 조선의 조정 까지 뒤흔든 괴물, 바다 건너 들어온 괴물들을 중심으로 조선의 괴물들을 살펴봅니다. 세부적으로는 괴물 이야기가 유행했던 지역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백성들의 풍문부터 조선왕조실록 까지 괴물이 만난 조선을 책을 통해 함께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1. 중종 시대의 괴물 이야기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특히나 물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기는 한다.
"밤에 개와 비슷한 부류의 짐승이 궁전 일대의 조상들을 기념하는 사당에 나타났다. 짐승은 그곳을 지키는 사람에게 쫓겨 서쪽 담을 넘어 달아났다. 소식을 들은 조정이 사람들을 시켜 찾게 하나, 결국 실패했다"
2. 1527년 6월 17일자 기록을 보면 취라갑사(소라 모양의 나팔을 부는 군인)가 가위에 눌려 기절하자 주변의 다른 군인들이 일어나 그를 정신 차리게 하고 간호해주었다. 그때 갑자기 무엇인가 튀어나오는 듯한 소리가 들리고 소리난 쪽을 쳐다보았다.
"그들의 목격담에 따르면, 망아지만한 짐승이 방에서 뛰쳐나와 서명문(西明門)쪽으로 달아났다고 한다"
3. "제군이 일시에 일어나서 보았는데, 생기기는 삽살개 같고 크기는 망아지 같은 것이 취라치 방에서 나와 서명문을 향해 달아났습니다. 그리고 서소위부장의 첩보에도 ‘군사들이 그것을 보고 모두 놀라 고함을 질렀으며 취라치 방에는 비린내가 풍기고 있었다’했습니다"
4. 궁전에서 한밤중에 짐승 같은 것이 튀어나와 돌아다닌 것 까지는 분명한 사실인 듯 하다. 한 사람이 얼핏 목격한 것이 아니라 여럿이서 동시에 보았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5.이 이야기에서 또 한가지 눈에 띄는 점은 짐승의 덩치를 제법 크게 묘사한다는 것이다. 최초 목격담부터 크기를 망아지에 비유해 보통 개보다는 컸음을 강조한다.
"도대체 어떤 짐승이 그런 크기로 야밤에 궁전을 뛰어다닐 수 있었을까"
6. 나흘 후 이 사건은 좀더 큰 문제가 된다. 중종의 어머니 정현왕후가 불안해하며 궁전을 떠나 잠시 다른 곳에 피해 있고 싶다고 한 것이다.
7. 불안감을 느낀 정현왕후가 다른 곳으로 피신하는 바람에 사람들이 이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정현왕후는 연산군을 몰아낸 중종반정에 가담한 인물로, 비슷한 일이 자신에게 닥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시달렸을 것이다.
"괴물 사건이 본격적으로 터진 1527년이면 원한에 맺혀 복수하겠다는 사람들이 곳곳에 있었을 것이다"
8. 하지만 괴물이 최초로 등장한 1511년 5월 9일 바로 전날 기록을 보면 종묘 담장 밖 화재로 민가 67채가 타버렸다고 한다. 즉 화재로 갈 곳잃은 가축 중 하나가 우연히 종묘 안으로 들어갔을 가능성도 있다.
9. 백성이 화재로 집을 잃고 절망하는 상황에서조차 목숨 건 정치다툼에 정신없이 빠져든 궁전 사람들의 눈에 떠돌이 개가 무시무시한 괴물로 보인 것이라면 어떨까.
10. 이 모든 것을 가장 잘 알고 있을 정현왕후는 세상을 떠난뒤 남편 성종의 무덤인 선릉에 합장된다.
"지금 선릉은 조선 시대 임금의 무덤 중 서울 도심에서 가장 가기 편한 곳에 있는데, 밤이 되어 환하게 빛나는 강남 거리의 빌딩 숲 사이로 그 모습을 보면 도대체 무슨 괴물이 어디에 있었다는 것일까 싶다"
김예은 기자 yeeunkim@chosunbiz.com
- 현태호 깃랩 한국 지사장 "단일 데브옵스 플랫폼 깃랩 15, 기업 비즈니스 돕는다"
- [IT 북마당] 개발자에서 아키텍트로 · 데브옵스 도입 전략 외
- 깃랩, 데브옵스 단일 플랫폼 깃랩14 선봬
- [10줄 서평] 피닉스 프로젝트 "위기에 빠진 IT 프로젝트를 구하라"
- [10줄 서평] 개발 함정을 탈출하라…"프로덕트 매니지먼트의 길"
- [10줄 서평] 임태규의 '텐서플로 라이트를 활용한 안드로이드 딥러닝'
- [10줄 서평] 홍성원의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 [10줄 서평] 냉장고를 여니 양자역학이 나왔다
- [10줄 서평] 실리콘밸리 리더십…마이클롭 애플 테크 리더가 꼽은 30가지 리더십 비법
- [10줄 서평] 메타물질로 해리포터의 투명망토를 만들 수 있다고?
- [10줄 서평] 데이터 분석가의 숫자유감…"만화로 배우는 업무 데이터 분석 상식"
- [10줄 서평] 37년 주식투자 전문가가 전하는 합리적 투자의 조건
- [10줄 서평] 자본 생존 전략은 임팩트 투자와 ESG
- [10줄 서평] 메타버스 새로운 기회
- [10줄 서평] 임창환의 브레인 3.0 "인류의 미래는 AI와 뇌공학이 바꾼다"
- [10줄 서평] “김 팀장, 예측이 아니라 추론을 해야죠!"
- [10줄 서평] MBA 마케팅 필독서 45
- [10줄 서평] 김재필의 'ESG 혁명이 온다'
- [10줄 서평] 이재환의 자바 프로그래밍 입문
- [10줄 서평] "AI는 어떻게 기업을 살리는가"…김경준·손진호의 AI 피보팅
- [10줄 서평] 조원경의 '넥스트 그린 레볼루션'
- [10줄 서평] 윤영호의 '그러니까, 영국'
- [10줄 서평] 컨테이너 인프라 환경 구축을 위한 쿠버네티스/도커
- [10줄 서평] 데브옵스 도입 전략
- [10줄 서평]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마케팅 시작하기
- [10줄 서평] 개발자에서 아키텍트로…"38가지 실전 훈련법"
- [10줄 서평] 산제이 굽타의 '킵 샤프 늙지 않는 뇌'
- [10줄 서평] 메타버스가 만드는 가상경제 시대가 온다
- [10줄 서평] 데이터 스토리…"데이터를 설득력 있는 이야기로 바꾸는 방법"
- [10줄 서평] 알고리즘 윤리
- [10줄 서평] 프라이버시 중심 디자인은 어떻게 하는가
- [10줄 서평] 김호섭 등 6인의 '일본, 한국을 상상하다'
- [10줄 서평] 시오노 나나미의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생애'
- [10줄 서평] 지금 모빌리티에 투자하라
- [10줄 서평] 린 AI…"비즈니스를 성장시키는 실용적 방법"
- [10줄 서평] AI하라…누구나 AI가 필요한 시대
- [10줄 서평] 비전공자를 위한 첫코딩 챌린지
- [10줄 서평] 윤석남·김이경의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
- [10줄 서평] 최종, 최최종…엑셀 탈출 '구글 스프레드시트 제대로 파헤치기'
- [10줄 서평] Tucker의 Go 언어 프로그래밍
- [10줄 서평] 김규봉·박광혁의 '뜻밖의 화가들이 주는 위안'
- [10줄 서평] 이다혜의 '내일을 위한 내 일'
- [10줄 서평] 존 리의 '부자되기 습관'
- [10줄 서평] 맥 쓰는 사람들을 위한 mac OS 완전정복
- [10줄 서평] 수포자를 위한 '친절한 딥러닝 수학'
- [10줄 서평] 이명호의 디지털 쇼크, 한국의 미래
- [10줄 서평] 김난도의 '마켓컬리 인사이트'
- [10줄 서평] 리처드 윌린의 '하이데거, 제자들 그리고 나치'
- [10줄 서평] 유현준의 '어디서 살 것인가'
- [10줄 서평] 비트코인 창시자, 사토시의 서
- [10줄 서평] 야마구치 슈의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 [10줄 서평] 사피 바칼의 '룬 샷'
- [10줄 서평] 자외선이 당신을 늙게 한다
- [10줄 서평] 정여울의 '1일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수업 365'
- [10줄 서평] 김시덕의 '동아시아, 해양과 대륙이 맞서다'
- [10줄 서평] 유닉스의 탄생
- [10줄 서평] 데이터 쓰기의 기술
- [10줄 서평]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의 '건지 감자 껍질파이 북클럽'
- [10줄 서평] 홍춘욱의 '50대 사건으로 보는 돈의 역사'
- [10줄 서평]이철승의 '쌀 재난 국가'
- [10줄 서평] 김용섭의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10줄 서평] 이동륜의 인간교
- [10줄 서평] 임홍택의 '관종의 조건'
- [10줄 서평] 홍일립의 국가의 딜레마
- [10줄 서평] 임동근, 김종배의 '메트로폴리스 서울의 탄생'
- [10줄 서평] 미국 외교의 거대한 환상
- [10줄 서평] 이형재의 '직장인 공부법'
- [10줄 서평] 빌게이츠의 '빌게이츠,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
- [10줄 서평] 김강원의 '카카오와 네이버는 어떻게 은행이 되었나'
- [10줄 서평] 정세랑의 '시선으로부터,'
- [10줄 서평] 알터 에고 이펙트 "부캐 열풍, 내 안의 영웅을 끌어낸다"
- [10줄 서평] 니와 우이치로의 죽을 때까지 책읽기
- [10줄 서평] 최은수의 더 위험한 미국이 온다
- [10줄 서평] 미치오 카쿠의 초공간
- [10줄 서평] 윌리엄 퀸·존 터너의 버블:부의 대전환
- [10줄서평] 정연태의 ‘식민지 민족차별의 일상사’
- [10줄 서평] 조산구의 공유경제2.0
- [10줄 서평] 최원석의 ‘테슬라 쇼크’
- [10줄서평] 달러구트 꿈 백화점
- [10줄 서평]오노레 드 발자크의 '공무원 생리학'
- [10줄 서평] 니시노 세이지의 ‘스탠퍼드식 최고의 수면법’
- [10줄 서평] 린더 카니의 팀 쿡(Tim Cook)
- [10줄 서평]라나 포루하의 '돈비이블(Don’t be evil)'
- [10줄 서평]백재현의 '1일 1페이지 그날 세계사 365'
- [10줄 서평] 레베카 패닌의 중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