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기존 산업과 ICT 기술 융합은 시대적 트렌드다.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의 전환은 기업의 비즈니스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존 클라우드 시장 강자는 아마존, MS, 구글 등 글로벌 기업이었지만, 최근 토종 기업이 손잡고 세 확장에 나섰다. 클라우드 원팀, 포털 기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한국 기업의 클라우드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제도를 정비하며 시장 활성화에 나섰다. 조선미디어그룹의 IT전문 매체 IT조선은 변화의 흐름에 맞춰 ‘한국의 SaaS 기업’ 기획을 진행한다. 민간은 물론 공공 클라우드 분야에서 활약 중인 토종 클라우드 기업의 위상과 미래 비전에 대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영림원소프트랩은 2020년 코스닥 상장 이후 주목받는 ERP 기업이 됐다. ERP는 기업의 회계뿐만이 아니라 생산, 인사, 구매, 물류 등 전 영역의 활동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소프트웨어다.

영림원은 ‘클라우드'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꾸준하게 투자 중이다. 코로나19 이후 클라우드 전환에 속도가 붙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도 기대한다.

호웅기 영림원소프트랩 클라우드사업단장 / 류은주 기자
호웅기 영림원소프트랩 클라우드사업단장 / 류은주 기자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IT조선과 최근 만난 호웅기 영림원소프트랩 클라우드사업단장(전무)은 "기업의 클라우드 전환은 코로나19 이전에도 진행 중이었지만 달리던 말에 좀 더 채찍질한 것처럼 코로나19가 가속화한 면이 있다"며 "코로나19는 ‘사람들이 결국 원하는 것이 뭐였을까'하는 본질적인 고민을 던져줬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트코로나 시대는 결국 사람들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중 어떤 것을 더 원하는지 명확하게 구분해서 갈 것이다"며 "기업들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 대비 어떤 경험을 줄 것이냐, 반대로 오프라인 대비 온라인에서는 어떤 다른 경험을 줄 것인지 고민할 것이며 더 좋은 방향에 집중하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호 전무는 2016년 영림원에 합류했다. 그는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서 비즈니스·마케팅본부 이사직(상무)을 역임했다. 호 전무는 "4년 전에는 클라우드가 선택이었지만, 이제는 꼭 가야 하는 것으로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다"며 "이제는 가긴 가야 하는 데 어떻게 갈 것인지를 고민하는 단계다"고 말했다.

SaaS를 써야 하는 이유

호 전무는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도입이 유행처럼 번질 수밖에 없는 이유에 간단한 답을 내놨다. 바로 ‘비용 절감’이다.

그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단순히 예쁘다고 해서 쓰지 않는다"며 "설치형 소프트웨어는 영업사원을 부르고, 견적을 내기 위해 제안 설명회를 진행하는 등 복잡한 구매 과정을 거치는 데다 수천에서 수만명의 직원들을 개별적으로 설치해야 하다보니 비용이 막대하다"고 말했다.

이어 "구축형 소프트웨어는 업데이트는 무료로 가능하겠지만, 업그레이드는 돈을 주고 해야한다"며 "하지만 SaaS는 업데이트 비용이 들지 않으면서 최신 기능을 계속 써나갈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고 말했다.

호웅기 영림원소프트랩 클라우드사업단장 / 류은주 기자
호웅기 영림원소프트랩 클라우드사업단장 / 류은주 기자
과거 구축형 소프트웨어를 선호했던 것은 기능이 풍부해서였지만, 이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SaaS에서도 기술적 요구사항들을 충족할 수 있다.

호 전무는 "SaaS는 계속 성장할 것이다"며 "URL만 알려주면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어디에서든지 SaaS를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에는 아이디어가 좋고 기능을 가진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것보다 유통이 문제였지만, 지금은 규모가 작은 기업이어도 아이디어가 좋으면 해외 진출이 얼마든지 가능해졌다"며 "물론 광고비는 들겠지만, 앱 마켓 생태계와 비슷해졌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타깃으로 전년대비 100% 성장 목표

영림원은 SaaS 시장 성장에 발맞춰 사업 전략을 짰다. 영림원의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중소기업이다.

호 전무는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처음에는 저가형 ERP를 사용하지만, 회사가 커지고 사원수가 늘어나면 저가형 ERP만으로 관리가 어려워진다"며 "구축형 ERP는 비용이 3~5억원 대지만, SaaS 기반 ERP는 기능에 따라 다르지만 월평균 60만~70만원의 비용이 드는데 이는 5년정도 쓴다는 전제하에 구축형에 드는 비용의 10분의1 수준이다"고 말했다.

이어 "월 단위로 수익성을 파악할 수 있어야 보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며 "고객들이 저가형이나 회계 솔루션을 사용하다가 자사 ERP로 넘어오는 요인이 바로 ‘통합관점과 수익성 분석'이다"고 부연했다.

영림원은 단기적으로 시스템에버 사업 확산에 주력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단위업무용으로 세분화된 ERP를 제공하는 전략을 취한다. 일본 등 해외 시장의 영토도 조금씩 넓혀나간다.

호 전무는 "올해 업종별, 기능별로 쪼개 쓸 수 있는 ERP 만들어 신제품을 순차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다"며 "클라우드 개수 기준으로는 전년대비 100% 성장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의외로 디지털전환이 느리며, SAP를 제외하고선 점유율 10%가 넘는 주요 벤더가 없는 상황이다"며 "시장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하에 2017년 현지 법인을 세우고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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