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 12일 경과…접종 후기 속속
공통의견 "독감 1~2일 몰아서 겪는 느낌"
"진통제 없었으면 어땠을까 상상도 못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지 12일째다. 의료계를 중심으로 관련 후기가 속속 나온다. 공통적으로 발열(38도 이상)과 오한, 근육통을 호소하며 "독감이 한번에 세게 몰아서 오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 대상자의 40%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친 상태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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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이 하루에 몰아서"

백신 접종자의 공통적인 증상은 발열과 오한, 몸살 기운, 두통, 콧물 등을 한꺼번에 겪는다는 점이다. ‘독감이 하루에 몰아서 오는 느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태어나서 이렇게 심한 열감과 근육통, 오한은 처음이다"라며 "일반적인 백신 부작용이라고 보기에는 결코 가벼운 증상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일부 검진센터 직원은 응급실에 내원해 진료를 받았다"며 "기저질환이 없는 건강한 30~40대 성인이 이 정도로 고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기저질환자가 백신 접종 후 중증 이상반응을 겪는 것은 전혀 이상하지 않다"라고 했다.

요양병원에 종사하는 의사 A씨도 같은 증상을 겪었다. 그는 한 유튜브 채널에 "워낙 건강했던 터라 이상증상이 생길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며 "백신 접종 후 거동이 힘들정도의 두통과 오한, 몸살, 관절통, 근육통을 심하게 앓았다"고 했다.

고령층이나 기저질환자는 의사와 상담해 신중히 접종할 것을 권고하기도 했다. A씨는 "기저질환이 있거나 만 65세 이상의 고령층이 무턱대고 접종을 받았다가는 위험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충분한 상담 후 접종받을 것을 추천한다"고 했다.

"진통제 없었으면 버티기 어려울 듯"

진통제 복용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는 후기도 나온다. 백신 접종 후 경미한 오한과 근육통, 울렁거림을 겪은 의료계 한 관계자는 "백신 접종 6시간 후 경미한 오한과 발열, 두통, 근육통을 느꼈다"며 "타이레놀 복용 후에는 통증이 개선됐다"고 했다. 그는 "타이레놀이 없었으면 심각하게 고생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튜브 채널 ‘부산의사 김원장’을 운영하는 김경렬 재활의학과 전문의도 타이레놀 효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이틀간 발열과 오한, 근육통을 겪은 김 전문의는 "타이레놀 외 이부프로펜을 비롯한 다른 해열제를 준비했지만, 그 중 타이레놀의 효과가 가장 좋았다"며 "타이레놀 2알 복용 3시간 뒤 열이 떨어졌다"고 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들은 이 같은 후기를 두고 ‘예상 가능했던 반응’이라고 입을 모은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개인 SNS에 "코로나19 백신은 기존 백신과 완전히 다른 기술로 만든 백신이다"라며 "면역을 유도하는 능력이 훨씬 뛰어난 만큼, 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빈도와 강도가 높을 수 있다"고 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에 대한 체계적인 조사를 빠르게 진행해 오해와 불신을 없애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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